대국민 사과…노대통령 “게임사업 진흥이 문제 초래”
한명숙 국무총리는 29일 “내각을 총괄하고 있는 총리로서 최근 문제가 된 사행성 게임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용 오락기 파문을 두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한 총리는 특히 “이번 사태의 확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사행성 게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과 악용소지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자리에서 “사행성 게임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무엇보다 서민생활과 서민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으며, 이로 말미암아 국민 여러분이 겪은 고통과 심려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일어선 채로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했으며, 낭독 직전과 직후 두차례에 걸쳐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는 이어 “범정부 차원의 특별대책기구를 통해 사행성 게임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바다이야기와 경품용 상품권 승인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던 정동채 열린우리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으로 사과하고 당 비상대책위 상임위원직을 사퇴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남동 의장 공관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이 마련한 5부 요인 초청 만찬에서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해 “(일부에서)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이야기하는데, 게임산업 진흥과 규제완화가 문제를 초래한 배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부 언론이나 정치권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 “잘 모르면서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고 정경환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5일로 (집권한지) 꼭 3년 반이 됐는데 내 기억에 힘들었다, 세상이 시끄러웠던 것 같다는 기억만 남는다”면서도 “돌이켜보니 우리가 미뤄왔던 숙제를 많이 해결했으며, 꼭 해야할 일을 했다”고 자평했다.
최익림 임석규 기자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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