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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독립투사 후손들이 삶의 의욕 되찾길 바랐죠

등록 2006-08-27 20:12

서울시 공무원·농민 등 14명
중국 훈춘 조선족 동포 위해
경제작물 재배기술 가르쳐
중국에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독립투사 후손들의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자 발벗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 김인학(49·강서수도사업소 수질팀장)씨와 농업인 유세종(55)씨, 중국 북경한인교회 김건상(53) 목사 등 14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지린성 훈춘시에서 조선족 동포들에게 경제작물 재배를 교육하고 있다. 이들은 29일 ‘한·중국 훈춘시 경제작물연구소’를 정식으로 개원할 예정이다.

김씨 등이 낯선 땅 훈춘시의 독립투사 후손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5월 지렁이 분변토를 알리는 업무차 중국을 방문하면서다. 당시 훈춘시의 한 공무원이 “훈춘시는 북한·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인구 27만 중 15만명이 조선족 동포”라며 “특히 어렵게 살고 있는 독립투사 자손들을 위해 힘써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대낮인데도 속옷 차림으로 마작에 빠져 있는 사람들투성이”였고 “무엇보다 삶의 의욕이 말라버린 것 같았다”고 김씨는 당시 자신의 눈에 비친 조선족 동포들을 회상했다. 그는 당장의 물질적 지원보다 삶의 의욕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김씨 등은 먼저 훈춘시 정부 설득에 나섰다. “훈춘 시민이기도 한 조선족에게 기술을 보급해 황무지를 경작하도록 하면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로 설득해 땅 5만평을 10년 동안 경작할 수 있게 무상으로 임대받았다.

그 땅에서 지난해 10월부터 1차로 독립투사 자손 30명에게 고추·옥수수·검정콩·검정깨 등 경제작물 재배 기술을 가르쳤다. 사비를 털어 씨앗도 구입해 나눠줬고, 고급 유기질 퇴비로 쓰이는 지렁이 분변토 생산 기술과 무농약·저농약 등 친환경 재배 기술을 교육했다. 올해 9월엔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훈춘시 정부가 ‘앞으로 30만평까지 추가로 무상 임대해 주겠노라’고 구두 약속을 했다”며 “경제작물연구소를 통해 더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농업 기술을 가르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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