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채무탕감’ 2억 수뢰” “받은적 없다”
변씨, 국회출석·다른 약속 등 알리바이 주장
변씨, 국회출석·다른 약속 등 알리바이 주장
변양호(52·구속)씨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으로 있을 때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 김동훈(58·구속)씨한테서 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앞서 박상배(61) 전 산업은행 부총재와 이성근(58) 산은캐피탈 사장도 김씨한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는데, 이들은 모두 김씨의 진술이 결정적 증거로 인정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변씨가 김씨한테서 “현대차 계열사의 채무탕감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2001년 7월12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 재경부 사무실에서 5천만원 △2001년 12월 하순, 서울 강남의 일식집에서 5천만원 △2002년 4월25일,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1억원을 김씨한테서 직접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씨는 공판에서 당시 일정을 기록한 피디에이 파일 등을 통해 ‘알리바이’를 주장하고 있다. 2001년 7월12일에는 국회 재경위에 출석했고, 같은해 12월 하순에는 재경부 회식이 있어 김씨를 만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또 2002년 4월25일에는 한 시중은행장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김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게 변씨의 주장이다.
특히 검찰과 변씨 쪽 변호인은 2001년 7월12일 국회 재경위 출석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검찰이 지난 2일 열린 공판에서 회의 시작 직전 변씨의 모습이 없는 국회 녹화물을 재판부에 제출하자, 변호인은 같은 날 변씨가 등장하는 또 다른 녹화물을 입수해 재판부에 냈다.
검찰은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질의가 시작된 오후에는 국회에 장관과 세무조사 담당자만 남고 변씨를 비롯한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과천청사로 돌아갔다”고 주장하는 등 양쪽은 이날의 알리바이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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