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미만 봉제공장 77%
창신·숭인동 일대엔 봉제공장들이 얼마나 몰려 있을까? 미등록 공장이 많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이곳 사람들은 “2천~3천 곳 될 것”이라고 어림잡아 말한다.
<한겨레>가 지난달 3~7일 종로구 창신2동 주민자치센터 일대 420가구를 조사했더니(지도 참조) 봉제공장은 모두 153가구로 36.4%를 차지하고 있었다. 조사 지역은 창신길을 중심으로 남북 방향 120m, 동서 방향 300m 구간으로 면적은 3만6천㎥에 이른다. 이런 밀도로 창신1~3동·숭인동 일대 83만9966㎥에 봉제 관련 공장이 집적돼 있다고 가정하면, 3560여곳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봉제공장 153곳 중엔 직원이 5명에 못 미치는 영세사업장이 77.1%(118가구)로 가장 많았다. 창신2동을 남북으로 가르는 창신길과 맞닿은 곳에는 일반 상가가 많았지만 그 뒤쪽으로 작업장이 밀집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창신길을 경계로 서쪽엔 지은 지 10년 안팎의 집이 많고 5인 이상 봉제공장도 많았지만 동쪽으로 갈수록 노후한 주택이 많고 공장 규모는 작았다.
창신동에서만 볼 수 있는 전문 업종도 있다. 재단을 하기 전에 옷 디자인 틀거리를 종이에 떠주는 패턴공장은 2곳이 있었다. 다림질·단추달기 등 끝손질을 전문으로 하는 ‘시아게’집은 5곳이 조사됐다. 단추·지퍼·실 등 부자재를 파는 상점은 9곳, 자수 공장은 2곳으로 창신동 분업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전진식 기자, 김규남(성균관대 졸업) 송경화(서울대 지리4) 인턴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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