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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천250억달러(우리돈 119조원)에 달하는 미국 채권 뭉치가 발견돼 진위와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액면가 5억달러짜리 미국 연방정부 채권 250장이 든 가방을 훔친 혐의로 배아무개(56)씨를 구속하고 배씨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로 추아무개(56)씨를 함께 구속했다. 경찰은 채권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재정경제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배씨는 지난 5월27일 아침 8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ㅌ모텔에 투숙한 김아무개(47)씨 방에 몰래 들어가 용접으로 밀봉된 철제 서류가방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배씨는 채권거래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평소 김씨가 채권이 든 철제 가방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해 배씨가 이를 훔치게 됐다”고 말했다.
16절지(A4 용지) 크기인 이 채권의 발행연도는 1934년이며 미국 연방정부 재무성이 지급을 보증한다는 문구와 함께 액수가 적혀 있다. 철제 가방은 철판 두께가 2∼3㎜에 이르러, 용접기로 철판을 자르고 나서야 채권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충남 온양 공사장에서 철제 가방을 주웠다”며 “채권업자들 사이에 이런 철제 가방에 채권이 들어 있다는 소문이 있어 이를 귀중하게 보관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의 말에 신뢰성이 적다고 보고 정확한 출처와 취득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액수가 너무 커 가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진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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