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동창 청와대출신 변호사가 90년께 현직 판사 소개뒤 ‘인맥’
법조 브로커 김홍수(58)씨는 서울 강남에서 수입 양탄자 업체를 운영했다. 그러다 1990년께 초등학교 동창인 청와대 고위직 출신 변호사를 통해 현직 판사(현 고법 부장판사)를 소개받은 뒤부터 법조계 인맥을 쌓기 시작했다. 그를 통해 다른 법조인으로 인맥을 넓혀갔고, 판·검사들의 술자리에서 술값을 내거나 전별금·휴가비 등을 건네는 방법으로 친분을 유지했다고 한다. 김씨는 법조인 부부를 고급 양탄자가 전시된 자기 업체로 초대하고, 양탄자를 선물하는 등으로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법조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던 김씨에게 자연스레 사건 의뢰인들이 찾아왔고, 김씨는 법원 등에 로비를 하는 브로커 노릇을 하게 됐다. 그에게 사건을 의뢰하면 대부분 바라는 대로 처리됐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검찰의 하이닉스 주식 불법거래 사건 수사 과정에서 “판검사를 잘안다”며 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그 뒤 사건 청탁을 계기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다 사이가 틀어진 박아무개씨가 올해 초 검찰에 “김홍수씨가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하이닉스 출자전환 주식 1천만 주를 인수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다”고 제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법조비리 수사의 단서가 잡혔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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