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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교·부모 꼼꼼한 점검 “피곤하지만 만족”

등록 2006-06-29 18:58

직영으로 학교급식을 하고 있는 구일중학교의 홍진표 교사가 28일 오후 학생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고 있다.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A href="mailto:wjryu@hani.co.kr">wjryu@hani.co.kr</A>
직영으로 학교급식을 하고 있는 구일중학교의 홍진표 교사가 28일 오후 학생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고 있다.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직영전환 16개월 서울 구일중
위탁 급식을 해오다 지난해 3월 직영 급식으로 전환한 서울시 구로구 구일중학교.

이 학교가 직영을 생각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학교 급식소위원회 소속 김인영 교사와 학부모들이 죄다 반조리, 수입 식품으로 채워진 식재료 표를 본 것이 발단이었다. 교사·학부모들은 열악한 식재료에 깜짝 놀라 ‘급식 공부’를 시작했다. 직영 급식을 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찾아가고, 학교 구성원들에게 현재의 급식 상황과 직영 전환의 필요성을 알려 나갔다. 설문 조사로 의견을 수렴해 학교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1년 여의 노력 끝에 이들은 2005년 직영 전환을 이뤄냈다. 전환을 주도한 김 교사는 “직영이 만능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제 조건은 된다”며 “‘좋은 위탁’도, ‘나쁜 직영’도 존재할 수 있지만, 이윤을 따질 수밖에 없는 위탁보다,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직영이 더 낫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워 했다. 특히 1학년 때 위탁 급식을 먹었던 3학년 학생들의 반응이 대단했다. “싱거워서 좋다”부터 “튀김류가 덜 나와서 좀 아쉽지만 맛있다”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복도에서 배식을 돕던 홍진표 교사는 “어차피 교사 식단과 같고, 아이들도 볼 겸 가끔씩 교실에서 밥을 먹는다”고 했다. 점심값은 위탁할 때와 같이 2300원을 유지해 오다, 올해 들어 200원을 더 받고 있다. 영양사 김태영(30) 씨는 “이 가운데 적어도 70% 이상은 식재료 비용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위탁 급식보다 맛있는 점심에는 학교 구성원들의 수고가 더해져 있다. 행정실은 회곗일을 맡아 보고, 조리원들은 복잡한 조리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든다. 학생 대표 3명은 급식소위에서 음식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전달한다. 학부모들은 매일 새벽 식재료를 검수하고, 조리 과정을 확인한다. 그 결과, 학교에서 튀기기만 하던 돈까스는 살코기에 계란옷과 튀김 가루를 직접 입혀 튀겨내는 정성스런 고급식으로 바뀌었다.

아직 한계도 남아 있다. 한 학교 단위의 10여 명의 영양사·조리원들 대부분이 비정규직 신분인데다, 교육청의 봉급 지원은 영양사 한 명에만 국한돼 있다. 교장·교감에게 책임이 집중된 것도 문제이다. 구일중 이복균 교장은 “상황은 열악한데, 사고 책임이 교장·교감에게 몰려있어 교장들이 직영 전환에 비호의적”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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