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재현 CJ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 등이 출석하면 삼성 에버랜드가 1996년 11월 CB를 발행할 때 에버랜드 주주회사 9곳 중 유일하게 제일제당(현 CJ)만이 CB를 배정받은 경위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 당시 삼성 계열사였던 나머지 주주 회사와 삼성 전ㆍ현직 임원들로 구성된 개인 주주들은 삼성그룹과의 계열분리 문제나 어려운 경영사정, 에버랜드의 2년 연속 적자 기록 등을 이유로 CB를 배정받을 권리를 포기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승계해주기 위해 에버랜드 CB를 발행했고, 이에 따라 주주 계열사들이 CB 배정을 일부러 포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당시 제일제당 상무였던 이재현 회장과 대표이사였던 손경식 회장을 비공개로 불러 에버랜드의 다른 주주 회사 등과 달리 CB를 배정받은 경위와 삼성 비서실 등으로부터 CB 실권을 권유받지는 않았는지 등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며, 손경식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으로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를 이끌고 있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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