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시절도 폭력 휘둘러
난동 박씨는 기억 오락가락 ‘만취’
난동 박씨는 기억 오락가락 ‘만취’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범인 지씨와 유세장에서 난동을 부린 박씨의 엇갈린 사건 당일 행적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결과, 지씨는 사건 당일인 20일 주거지인 인천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 와 오세훈 후보 사무실에서 직접 그날의 유세 일정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로 일정을 확인했다’는 애초 경찰 발표와는 달리, 지씨의 계획이 치밀했음을 보여준다. 수사본부는 “신촌 현대백화점은 지씨가 지난해 12월 곽성문 의원을 폭행한 곳으로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지씨가 범행 현장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씨는 서울에 올라온 뒤 인천을 다시 갔다가 사건 시간에 맞춰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지씨는 수사기관에서 “시간이 남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유세 연단에 올라가 마이크 등을 던져 ‘선거자유 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박씨는 당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날 밤 경찰 조사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37%를 기록한 박씨는 사건 전 술을 음식점에서 자신이 직접 카드로 계산한 사실도 수사본부 쪽의 얘기를 듣고서야 알았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은 “박씨 자신이 왜 거길 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지씨가 어떻게 70만원대의 디엠비 휴대전화를 갖게 됐는지, 두 사람이 사전에 공모한 적은 없는지 등은 합동수사본부가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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