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피의자 지아무개씨의 주소지인 인천 남구 학익동 한 주택 입구의 21일 오후 모습. 지난 16일 도착한 우편물 도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청송감호소 지난해 8월 출소…주소지 실제 거주 안해
왼쪽 눈 안보이고 건강 나빠…치매 어머니 요양원에
왼쪽 눈 안보이고 건강 나빠…치매 어머니 요양원에
5·31 지방선거 지원 유세에 나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아무개(50)씨의 주소지는 주민등록상 인천시 남구 학익동 430-11이다.
지씨의 주소지로 돼 있는 3층 건물은 ㅅ건설이 재개발을 추진하려고 주변에 있는 ㄷ공장 터와 함께 지난해 사들인 곳이다. 21일 찾아간 이 곳은 문이 잠겨 있었고, 사람도 살지 않았다.
지씨는 이 건물 전 주인인 최아무개씨에게 ‘주소지가 있어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있으니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올해 3월31일 어릴 적 자랐던 이곳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주민들은 “지씨가 10일 전쯤 집주인인 최씨와 함께 이 동네에 들른 적이 있지만 주소지를 옮긴 뒤에도 이 곳에서 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해 여름에 갑자기 나타나 “청송(감호소)에 오래 있느라 못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씨는 그 뒤 가끔 한 번씩 이 동네에 들렀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바로 떠났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주민들은 “지씨가 청송감호소에 있을 때 ‘너무 억울하게 오래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한나라당에 보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며 조심스레 지씨의 범행 동기를 추정했다. 지씨가 그 일로 한나라당에 대한 감정이 나빠져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지씨가 어릴 적 양부모 아래서 자란 학익동은 오랫동안 특정 지역(성매매 지역)으로 있다가 최근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웃들은 “지씨의 아버지는 30년 전쯤 숨지고 어머니가 이 골목에서 밤에 간이 음식점을 하며 냉면과 칼국수 등을 팔아 지씨를 길렀다”며 “나중에 옥바라지까지 했지만 지씨는 가끔 나타나 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씨의 어머니(78)는 4~5년 전 이 지역을 떠났고, 지금은 치매 증세로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14년4개월 동안 복역했다. 지난해 8월26일 청송감호소에서 가출소했으나 지금도 3년 보호관찰 대상이다. 가출소 사흘 뒤인 8월29일 인천시 서구 심곡동 한국갱생보호공단 인천지부에 입소했다가 올해 2월28일 퇴소했다. 공단 직원들은 지씨가 “억울하게 징역을 많이 살았다고 늘 한탄했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싸잡아 비난하는 등 사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공단 직원들은 “지씨가 ‘다른 사람들을 많이 사랑해 달라’는 말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청송감호소에 있을 때 왼쪽 눈의 시력을 잃은 지씨는 6개월 동안 이 공단에 머물면서도 5일쯤만 일할 만큼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씨는 퇴소 뒤 지난달 공단의 최아무개 계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밝은 목소리로 “성공하면 꼭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고 한다. 지씨는 고정적 직업이 없이 서울이나 인천 등지의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보호대상자 통장으로 입금되는 18만원으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김영환 전진식 기자 ywkim@hani.co.kr
박창일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장이 21일 오전 병원 어귀에서 기자들에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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