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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수사’ 구속대상 선택만 남았다

등록 2006-04-21 13:34

‘MKㆍES 중 한명 구속’이 유력설…임원진은 선처
검찰이 21일 새벽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귀가시킴으로써 이제 현대차 수사는 정몽구 회장 조사와 정 회장 부자(父子)의 신병처리 결정만 남았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0일 "부자를 둘 다 불구속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데 이어 21일에는 "김동진 부회장은 최종 책임을 질 위치에 있지 않다"며 정 회장 부자 가운데 구속수사 대상자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그간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해온 수사팀이 피로가 쌓여있고 정몽구 회장 조사는 현대차 기업비리 본체 수사의 정점이라고 보고 일단 주말에 정 회장 신문을 준비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음주 초에 정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회장이 범죄 혐의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아래로 전가할 경우에 대비해 아들인 정 의선 사장을 재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채 수사기획관은 21일 브리핑에서 "정몽구 회장을 조사한 뒤 정의선 사장을 다시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선 사장을 전날부터 무려 18시간여 동안 강도 높게 조사했음에도 재소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현대차 비리의 최종 책임자를 반드시 가려내 무거운 처벌을 내리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경우에 따라서는 부자를 모두 같은 조사실에 앉혀놓고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 조사 결과에 따라 정 회장 부자 가운데 누가 구속수사를 받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검찰 안팎의 기류는 부자 모두 구속수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올 만큼 강경하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달 14일 전국 검사장 간담회에서 "이번 수사를 계기로 기업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국제적 기준의 경영문화가 정착됨으로써 우리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며 사실상 수사팀의 `강경노선'을 독려했다.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20일 법조 출입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현대차 사건에 대한 논평은 아니지만"이라는 `완충장치'를 깔고 "구속요건이 갖춰지면 엄격하게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두산그룹 비리사건 1심에서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된 데 아쉬움을 표하며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화이트칼라 범죄에 엄정하게 판결해야 한다"고 강조해놓은 점도 검찰의 강경입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 수사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여론 반대편에는 `대기업을 흔드는 수사'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점에 비춰 검찰이 정 회장 부자 가운데 한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처벌 수위를 정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검찰이 `현대차 총수와 임원진 일괄 신병처리'라는 방침을 정한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총수 부자에게만 전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고 임원진에게도 법적 책임을 분담시켜 재계의 충격을 줄이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최종 책임자'인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고 정의선 사장과 현대차 임원진은 상대적으로 선처하는 방안과 정몽구 회장은 불구속하고 `경영권 승계비리'의 상징인 정의선 사장을 구속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의 경우 수사팀이 좌고우면 하지 않고 `기업비리 엄단'이라는 검찰의 의지를 천명할 수 있게 되지만 그간 선처를 탄원해온 재계의 요청을 냉정하게 외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후자는 `편법적인 부(富)의 이전'을 엄단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의선 사장은 범죄자라기보다 범죄의 수혜자일 뿐인데 구속하는 게 타당하냐'는 반론도 있어 검찰로서는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현대차 임원진은 사실상 정 회장 부자의 지시에 따라 `총대를 멘' 것에 불과하고 이들이 우리 경제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아 과도한 처벌은 옳지 않다는 의견과 정 회장 부자의 `사재출연'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검찰이 이처럼 여러가지 상황과 의견을 놓고 고민하는 가운데 `현대차 총수 부자와 임원진 일괄 사법처리'의 모습이 어떤 형태로 가닥이 잡힐지는 정몽구 회장 조사 결과가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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