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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대차-삼성 사회공헌방안 공통점과 차이점

등록 2006-04-19 15:37

현대차그룹이 19일 발표한 정몽구 회장 부자의 사재 1조원 출연 등 사회공헌 방안은 여러모로 삼성의 '2.7대책'을 빼닮은 듯 유사하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발표문 제목도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으로 삼성과 똑같고 이 글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전갑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임원들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 역시 2월7일 삼성의 기자회견장과 똑같은 장면이다.

발표된 대책 역시 검찰 수사 등으로 촉발된 반대여론에 대처하고자 하는 성격이나 거액의 사회공헌에서 고용.중소기업 대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없다.

현대차는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 2천250만주(시가 1조원 가량)를 내놓겠다고 밝혔고 삼성은 자산 4천500억원의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비롯해 총수 일가의 현금과 주식 등 모두 8천억원 상당을 내놓겠다 했다.

시민단체 등에서 '편법상속'을 위한 부당이득금이라고 주장한 액수를 나름대로 수용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현대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계열사 글로비스의 주식 가운데 정 회장 부자 보유분을 통째로 내놨고 삼성은 시민단체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배정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시민단체들이 주장한 액수1천300억원을 헌납액에 포함했다.

현대차가 사외이사와 전문가들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윤리위원회'는 삼성이 비판적인 인사들로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옴부즈맨 성격의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과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기획총괄본부를, 삼성이 구조조정본부를 각각 축소, 개편하겠다고 밝힌 것은 계열사의 자율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목표 면에서 동일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두 그룹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똑같이 중소기업 지원 강화와 고용확대를 통해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사한 점이 대부분이지만 두 그룹의 발표 내용에 차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삼성이 헌납재산의 운영주체와 용처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 '무조건' 기부임을 강조한 데 비해 현대차는 "사회복지재단이 소외계층 지원과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할 것"이라고 비교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현대차의 대책 가운데는 삼성이 밝힌 복지사업 강화나 임직원 자원봉사 확대 등 방안이 빠져 있어 포괄성이나 정교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지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재계에서는 이와 같은 차이가 두 그룹의 대조적인 문화에도 기인하지만 총수들이 놓인 처지의 상이함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기습출국'에 따른 검찰의 반발과 잇따라 터져나오는 비리의혹으로 다급한 상황에서 대책이 나온 반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5개월간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그룹 수뇌부가 숙고를 거듭한 끝에 나온 방안이어서 더욱 정치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이 회장 수사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대책을 발표한 반면 현대차의 발표가 나온 것은 정 회장 부자의 신병처리를 둘러싼 검찰의 움직임이 고비를 맞는 순간에 나왔다는 '시점의 차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따라서 이와 같은 차이를 감안할 때 현대차가 내놓은 일련의 방안들이 삼성의 '2.7대책'과 외견상 유사하지만 향후 사태의 전개까지 비슷하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많은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추왕훈 이정진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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