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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선정 대가인가 로비자금 통로인가

등록 2006-04-10 07:16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 본격화
당시 외환은 팀장에 자문사가 수억 건네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돈거래가 있었음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남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자문료 6억원의 행방은?=검찰은 엘리어트홀딩스가 받은 12억원 중 1200만원씩 50개 계좌로 들어간 6억원 가운데 수억원이 전씨에게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씨가 자기 회사를 외환은행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준 대가로 전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문 경험이 적은 엘리어트홀딩스가 외환은행 같은 대규모 은행의 인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부적절한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은 외환은행 출신인 박씨가 전씨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점도 주목하고 있다. 엘리어트홀딩스가 12억원을 받은 뒤 곧바로 6억원을 계좌로 보낸 것도 사전에 돈을 주고받기로 약속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검찰은 전씨에게 건너간 돈이 ‘윗선’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전씨한테서 다시 어디로 돈이 흘러갔는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씨에게 건너간 돈 이외의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연결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대부분 차명계좌여서 실제 돈이 흘러간 곳이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씨에게 간 돈이 외환은행 내부의 ‘윗선’으로 흘러갔거나 일부가 당시 경제부처·금융계 인사들에게 건너간 사실이 드러나면 파문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탄력받는 검찰 수사=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 수사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의 핵심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채 기획관은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병행하는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본 뒤 하려고 했는데 사정 변경이 생겼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감사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속도조절을 해왔다. 하지만 전씨의 신병을 확보한 이상 당시 외환은행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추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재 치열한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조작 등 매각과정의 여러 의혹에 대해 전씨가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외환은행장이던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이나 이달용 당시 부행장의 소환 조사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출국금지 대상자도 확대될 수 있다”면서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애초 론스타 비리 의혹 수사를 시작하면서 “올 7월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문료를 둘러싼 수상한 돈거래가 드러남에 따라 정·관계 로비 등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비리의 실체가 예상보다 일찍 드러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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