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이 고등학생 자녀가 노량진수산시상에서 상한 대게 다리를 사왔다고 토로하며 올린 사진. 대게 다리 곳곳에 검은 얼룩이 묻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고등학생에게 상한 대게 다리를 판 것으로 알려진 노량진수산시상의 상인이 영업을 중단하고 상인징계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27일 노량진수산시장을 관리·운영하는 수협노량진수산의 설명을 들어보면, 해당 상인은 25일부터 영업을 중단했고 26일부터 매장 내 폐회로텔레비전(CCTV) 확인 등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상인징계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양형을 결정하게 되는데,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조처의 개념으로 ‘영업 정지’ 행정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조사로 밝혀질) 사실관계에 따라 추가적인 조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업정지 기간은 최소 10일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심도 있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상인은 대게 다리를 보관·유통하는 과정에서 얼음이 누락되면서 상한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벌어진 소래포구 어시장 ‘꽃게 바꿔치기’ 논란, 전통시장 바가지 논란 등 소비자 불만에 시장 전체가 영업에 타격을 받는 사례를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앞서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등학생 자녀가 노량진수산시상에서 상인에게 속아 상한 대게 다리를 사 왔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글쓴이 ㄱ씨는 “요리 관련 특성화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노량진수산시상에서 대게 다리 1㎏을 1만5천원에 사왔는데 (대게 다리가 담긴) 봉지에서 생선 썩은 듯한 비린내가 진동을 했다”고 적었다. ㄱ씨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대게 다리 곳곳에 곰팡이 같은 검은 얼룩이 묻어 있다.
ㄱ씨는 “(상인이) 위쪽은 그나마 깨끗한 걸 올려놔 그럴싸하게 보이게 꾸며 (아들이 속았다)”며 “어른들의 상술에 아들이 안 좋은 기억만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ㄱ씨는 해당 글을 올리기 전 상인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상인이 별일 아닌 듯 ‘실수였다’는 태도로 일관하더니 환불해 주겠다고 하는데 아직도 눈속임을 하는 가게가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하고 답답하고 속상하다”며 “(이후)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문자로 거듭 사과했지만 환불은 받지 않았다”고 적었다. 현재 ㄱ씨가 올린 글은 지워진 상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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