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엠에스 정명석 교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화면 갈무리
제이엠에스(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78)이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오랫동안 제이엠에스 문제를 파헤쳐 온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가 정씨를 향해 “(죗값을 다 치르려면) 만수무강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김 교수는 26일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명석이 징역 23년을 마치려면 101살이 돼야 한다”며 “이번 선고는 피해자 3명에 대한 것이고 (또 다른) 피해자 18명이 다시 고소를 한 사건이 있기 때문에 그 사건에서 징역이 추가되면 최소 징역 50년은 넘을 테고 이걸(형기) 다 마치려면 무병장수로는 부족하고 만수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대전지법 형사 12부(재판장 나상훈)은 준강간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씨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 군산시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에 거주하던 영국 국적의 신도 메이플을 성폭행·성추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다른 외국인 신도를 성추행했으며 2018년 8월께 월명동 수련원에서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던 중 한국인 여성 신도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까지 정씨를 성추행·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한 여성은 21명에 달한다.
앞서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여성 신도 4명을 성폭행·성추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는데, 출소하자마자 다시 범행을 시작했다.
특히 정씨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징역 4년~징역 19년 3개월)을 넘어선 형량을 받았는데 이를 두고 김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오죽 못된 짓을 많이 했으면 그런 선고가 났겠냐”며 “재판장이 이례적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고 꾸중까지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10년 징역을 살고서도 또 동종 범행을 여러 차례 저지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겠다는 의도로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피해자들을 무고죄로 고소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정씨 쪽은 불필요한 증인을 신청하거나 법관 기피 신청 등을 통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피해자들의 얼굴·이름 등을 공개하며 2차 가해를 저지르기도 했는데 김 교수는 “(정씨 쪽에서) 이보다 더 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못된 짓을 많이 했는데 재판부에 다 보고가 됐기 때문에 (징역 23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교수는 이날 라디오 스튜디오에 나오면서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차고 나왔다. 20년 이상 ‘반 제이엠에스’ 활동을 해 온 김 교수는 특히 올해 초 큰 사회적 파장을 부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등에 출연한 뒤 우려될 정도의 신변 위협을 받아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메이플의 근황도 알렸다. 메이플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교수는 “메이플은 지금 홍콩에서 안정된 직장을 구했고 책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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