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건물 앞에서 뉴스타파 구성원들이 사무실 압수수색을 하러 찾아온 검찰 관계자들을 막아서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22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뉴스타파는 2012년에 이어 두번째로 이 상을 받게 됐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내보낸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로 올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뉴스타파는 수상 소감에서 “윤석열 정권과 정치 검찰의 파상 공세가 진행되는 시점에, 너희들의 뒤에는 송건호가 있고 송건호의 정신이 있다. 절대 주눅들거나 기죽거나, 초심을 잃지 말라는 강력한 당부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18일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태진)가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를 22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뉴스타파를 다시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는 과거 ‘뉴스타파’는 실험적인 신생 언론이었지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로 거듭나면서 탐사전문 언론으로서 그 위상이 독보적이며, 다양한 독립·대안 언론이 존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선구자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스타파가 “언론의 독립성이 약화되는 현실에서 언론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을 펼쳐왔다는 점도 수상 이유로 꼽혔다.
뉴스타파 직원들이 지난 9월14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타파 제공
2012년 1월27일 탐사보도 전문 팟캐스트로 첫 방송을 시작한 뉴스타파는 ‘뉴스답지 않은 낡은 뉴스를 타파하고, 성역 없는 탐사보도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죽어가는 저널리즘을 복원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어 이듬해엔 비영리 민간단체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를 정식으로 출범시키는 등 독립언론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출범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뜻깊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지난 대선 직전 뉴스타파가 내보낸 김만배 신학림 녹취파일 보도와 관련해 검찰과 여당의 공세가 거셌다. 집권 여당 대표는 뉴스타파 보도 등을 겨냥해 공개석상에서 “1급 살인죄”, “반역”으로 매도하고 이를 극형에 처해야 할 범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대표의 극단적 발언이 나온 직후 검찰은 ‘불법적 대선 개입’을 밝히겠다며 뉴스타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약 석 달 뒤인 지난 6일에는 김용진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다.
취재원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는 김용진(왼쪽) 뉴스타파 대표. 뉴스타파 제공
김 대표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행태에 비춰볼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으나, 어이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뉴스타파가 3년 넘게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해서 검찰의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에 대한 집행내역 관련 자료를 받아내 이를 분석·보도하고 있다. 이 보도를 통해 그동안 ‘감시받지 않는 존재’라고 여겼던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는 상황을 검찰은 상당히 못 견디고 있는 것”이라며 뉴스타파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배경을 짚었다.
김 대표는 검찰과 여당의 공세에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뉴스타파 대표로 보내온 수상소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거짓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검찰 특활비 비리 등을 끊임없이 추적하고 폭로했다. 앞으로 더 힘을 내겠다”며 “군부독재하에서 어떤 탄압과 유혹이 있어도 굴하지 않았던 송건호 선배님의 정신을 끊임없이 되새기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송건호언론상은 청암언론문화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고 청암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을 기리고자 만들었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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