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단독] 결혼 중개 앱에서 만난 재혼 상대, 3천만원 입금 받고 ‘잠적’

등록 2023-12-14 10:30수정 2023-12-14 12:21

로맨스 스캠 꾸준히 증가 추세
“단기간 내 돈 요구때 의심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허아무개(47)씨는 결혼 중개 앱에서 만난 김아무개(59)씨와 올해 말 결혼을 약속했다. 허씨는 김씨가 권유한 투자에 3천만원을 보냈지만, 곧장 연락이 두절됐다. 어렵게 재혼을 결심했지만 허망하게 돈까지 뜯겨 충격을 받은 허씨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허씨 피해 사례처럼 소셜미디어나 만남 앱 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해 호감을 얻은 뒤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과 허씨 설명 등을 종합하면, 허씨는 지난 9월 말 한 결혼 중개 앱에서 김씨를 알게 됐다. 이후 김씨를 만나면서 허씨는 재혼 결심을 굳혀갔다. 허씨는 김씨가 자신을 부동산 컨설팅 및 임대업, 인테리어 업계 종사자라고 소개하며 관련 명함을 건네고, 등기부등본과 법인 사업자 통장 등을 보여주며 나름의 입증도 한 까닭이다.

허씨는 “신분에 대한 확신도 줬고, 삼성동에 있는 집도 한달 정도 수리하면 12월 말에 들어올 수 있다며 올해 안에 결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약 한달 만에 허씨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은 김씨는 갑자기 투자금을 요구했다. 지난 10월 말 공매 물건이 많이 나왔다며 3천만원을 투자하면, 며칠 뒤 돌려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 뒤로 연락이 끊겼다. 충격을 받은 허씨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허씨가 가입한 결혼 중개 앱은 본인인증을 해 부정 사용자는 막지만, 이들의 직장 및 자산 등 신원 검증은 별도로 하지 않아 통상의 만남(데이팅)앱과 차별점이 없었다.

로맨스 스캠 수법은 널리 알려졌지만,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김씨 사례처럼 자신의 재산 관련 자료까지 보여주며 믿을 만하게 행동하는 등 로맨스 스캠 수법도 ‘진화’하는 탓이다. 국가정보원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정원111콜센터에 접수된 로맨스 스캠 신고만 111건으로, 이중 확인된 피해 금액만 약 48억6천만원이라고 밝혔다. 피해 금액은 2018년(약 9억3천만원)보다 5.2배나 급증한 규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앱 자체의 인증 절차를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사기를 당했을 경우 앱 업체한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우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알게 된지 얼마 안됐는데) 돈을 요구하는 것은 그 관계가 위험해질 것이란 징후”라며 “어떤 상황이라도 돈을 요구하는 순간 관계는 끝났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26년 발버둥, 입사 8개월 만의 죽음…“내 아들 억울함 풀어달라” 1.

26년 발버둥, 입사 8개월 만의 죽음…“내 아들 억울함 풀어달라”

명태균, 검찰에 “김건희 돈 두번 받았다”…대선후보 경선기간 포함 2.

명태균, 검찰에 “김건희 돈 두번 받았다”…대선후보 경선기간 포함

검찰 “명태균, 차명폰으로 이준석·함성득과 통화…증거 인멸 우려” 3.

검찰 “명태균, 차명폰으로 이준석·함성득과 통화…증거 인멸 우려”

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이것…19년 동안 어떤 글 있었나 4.

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이것…19년 동안 어떤 글 있었나

‘킬러’ 없었던 수능…최상위권 눈치 경쟁은 치열할 듯 5.

‘킬러’ 없었던 수능…최상위권 눈치 경쟁은 치열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