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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절반 가까이가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꼰대’가 될까 봐 두려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온라인을 통해 전국 만 19∼59살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실시해 최근 공개한 ‘2023 꼰대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4.8%가 ‘꼰대가 될까 두렵다’고 답했다.
‘나도 언젠가 꼰대가 될 것 같다’는 응답도 47.0%에 이른다. 특히 응답자의 67.4%는 현재 자신이 꼰대가 아니더라고 ‘조직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스스로가 꼰대가 되고 있지 않은지 조심하게 된다’고 답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주어진 환경을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의 대부분이 ‘꼰대’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꼰대’ 이미지(중복 응답)로 ‘권위적이다’라는 응답이 62.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집이 세다’(58.7%), ‘말이 통하지 않는다’(53.7%), ‘참견하기 좋아한다’(44.2%) 등 순이었다.
꼰대인지 알아볼 수 있는 특징(중복 응답)으로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57.8%), ‘요즘 젊은 애들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50.7%), ‘후배의 불평에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는 말을 종종 한다’(49.5%), ‘내가 ~했을 때라는 말을 자주 한다’(46.7%) 등을 꼽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후배 세대를 판단하거나 권위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꼰대로 정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꼰대 성향과 나이와의 상관관계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꼰대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중복 응답)로는 말투가 87.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가치관(75.9%), 오지랖(74.1%) 등 순이었다. 반면 나이는 29.2%로, 비교적 낮았다.
응답자 93.5%는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는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또 ‘나이가 들면 자기도 모르게 꼰대가 된다’는 응답도 38.6%로, 비교적 낮았다. 나이보다는 전반적인 태도로 꼰대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꼰대 성향이 강한 사람은 조직 내에서도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꼰대 특징(중복 응답)으로는 ‘능력은 없으면서 대접받기를 바란다’는 응답이 6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기 생각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다’(48.3%), ‘서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41.7%) 등 순이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태도(중복 응답)로는 ‘내 가치관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56.0%),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려는 태도’(45.0%), ‘나이나 지위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는 태도’(44.1%)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42.5%) 등을 꼽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몇 년 사이에 꼰대라는 단어가 부정적 의미로 확장돼 사용되면서 자신이 꼰대인지 스스로 평가하고, 검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