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의 해병대 훈련이 ‘공식적으로’ 부활했다.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비판에도 대한체육회가 밀어붙인 결과다.
6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수들은 18일 경북 포항의 해병대 훈련 시설에 입소해 20일까지 2박3일 동안 극기 훈련을 치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장재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 등 체육회 임원과 각 종목 대표 선수 400여명이 입소할 예정이다.
해병대 훈련 아이디어는 지난 10월 끝난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나왔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이어 항저우아시안게임 때도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유도, 레슬링 등 투기 종목과 배구, 농구 등의 구기 종목 부진이 도드라졌다.
이에 이기흥 회장은 항저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요즘 선수들은 새벽 운동을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하게 할 수는 없다. 사회 환경이 달라졌고 옛날 방식으로는 안 된다”면서도 “파리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촌하기 전에 해병대 극기훈련을 받게 하겠다. 저도 같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옛날 방식으로는 안 된다”면서 대표적인 옛날 방식인 해병대 훈련을 방안으로 내놓은 셈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파리올림픽 출전 선수 대상으로 하는데 아직 세부적인 프로그램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신력 강화와 함께 협동심을 기르자는 목적으로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학적인 체계적 훈련법이 보편화한 시점에서 해병대 훈련은 과거 회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