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엘지(LG) 트윈스 팬 김남현씨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본 엘지 주장 오지환. 엘지 트윈스 제공
“올해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면 저랑 제 여자친구 결혼식에 와서 사회를 봐주실 수 있을까요?”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엘지(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이 7개월 전 팬과 했던 ‘우승 공약’을 지켰다.
26일 오지환의 사회로 결혼식을 치른 팬은 김남현씨다. 김씨는 지난 3월30일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오지환에게 ‘엘지가 우승한다면 재밌는 우승 공약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오지환이 ‘원하시는 소원이 있으면 들어주겠다’고 거꾸로 제안했고 이에 김씨는 자신의 결혼식 사회를 ‘과감히’ 부탁한 것이다. 오지환은 “우승 안 해도 해드리겠다”며 김씨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3월30일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엘지(LG) 트윈스 주장 오지환이 ‘우승하면 자신의 결혼식 사회를 봐달라’는 팬의 요청에 답하고 있다. 한국방송(KBS) 갈무리
13일 엘지가 29년 만에 프로야구 왕좌에 올랐고 오지환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리고 26일 김씨의 결혼 당일, 오지환은 약속대로 부인 김영은씨와 함께 사회를 봤다.
능숙하게 사회를 진행한 오지환은 김씨 부부에게 “(결혼선배로서) 충고를 한번 해보겠다. 신부의 말을 많이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행복한 가정 이루면서, 조카 빨리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전했다.
26일 엘지(LG) 트윈스 팬 김남현씨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본 엘지 주장 오지환. 엘지 트윈스 제공
결혼식장 밖에서 한국방송(KBS)과 인터뷰 가진 오지환은 “팬분들도 저한테(는) 가족같은 분들”이라며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그런 말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당연히 (사회를) 해드려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