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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하청업체 한둘 잘라봐야 또 행정망 마비…행안부가 책임져야”

등록 2023-11-20 11:23수정 2023-11-20 14:49

김승주 고려대 교수 라디오 인터뷰
“장비 교체했는데 53시간 행정망 먹통
‘원인 파악 못 했거나 축소’ 전문가 견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복구를 위한 현장점검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복구를 위한 현장점검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전산망이 사흘간 먹통이 된 사태를 두고 정부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문제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 사흘간 지방행정전산망 ‘새올’과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 ‘정부 24’가 먹통이 된 원인을 정부가 축소 발표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어제 행안부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지피케이아이(GPKI)’라고 하는 인증시스템 앞단에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업데이트하다가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며 “그런데 전문가들이 의아해하는 건 사실 처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 네트워크 장비를 업데이트하다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인지하고 업데이트를 취소하고 원상태로 되돌렸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이 안 돼서 이 장비를 새로 교체했는데도 문제가 안잡혀서 53시간이 흐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진짜 이유라면 더 빠른 시간(안)에 원인이 진단됐어야 하고 고칠 수도 있었던 것”이라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걸로 봐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원인 파악이 확실히 안 됐거나 아니면 그냥 조금 문제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이렇게 지금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피케이아이는 새올에 접속하기 전 공무원들이 거쳐야 하는 인증시스템이다.

지난 19일 오후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가 무인민원발급기 화면에 전산 오류로 인한 서비스 일시중단 안내 문구가 띄워져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19일 오후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가 무인민원발급기 화면에 전산 오류로 인한 서비스 일시중단 안내 문구가 띄워져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장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행정전산망에 대한 관리 소홀이 빚은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지피케이아이 앞단) 네트워크 장비 업데이트하던 그 시간에 다른 여러 장비들이 동시에 업데이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업데이트라는 건 굉장히 조심스럽게 해야되는 건데, 동시에 여러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다 보니까 서로 충돌을 일으켰고 그러다보니 원인 규명하는 데 더 오래 걸린 것 아니냐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 하나의 기술적 오류로 인한 게 아니라 업데이트 일정을 사전에 적절하게 조율하지 못한 주무부처의 관리 소홀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만큼 투명한 원인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게 일단 급선무고 원인 규명은 그 후”라며 “중요한 건 원인 규명할 때 이해당사자들을 제외한 팀을 꾸려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단순한 오류라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다른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 전부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킹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최종 컨트롤타워인 행안부가 지는 게 맞는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하청업체 한 두개 자르는 것으로 해결 짓고자 한다면 이 일은 또 반복될 것”이라며 “1차적으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컨트롤타워지만 최종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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