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전광판에 송출된 시민 메시지에서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암시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롯데백화점 본점이 준비한 시민 메시지 전광판에 여성을 성폭행하겠다는 문구가 게시되는 일이 벌어졌다. 롯데백화점은 메시지 작성자를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롯데백화점이 문제의 메시지 작성자를 업무방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 내용을 살펴본 뒤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밤 10시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전광판에 “나 한국 여자 다 강간할 거야”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같은 의미의 영어 문구도 함께 노출됐다.
해당 전광판은 지나가는 시민이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메시지를 입력하면 이를 띄워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이름이나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등록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진 성인 양팔 너비의 전광판에는 한번에 메시지 6개가 표시되는데, 새로운 메시지가 등록되면 제일 먼저 공개된 메시지부터 사라진다.
롯데백화점은 “비속어 등을 금칙어로 설정한 필터링 시스템을 활용했지만, 해당 단어는 금칙어로 입력된 단어가 아니어서 걸러내지 못했다”며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1년 동안 공들여 준비한 행사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유감”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메시지 이벤트를 중단하고 전광판에 크리스마스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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