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 노조위원장을 폭행한 혐의로 이화수(70) 안산도시개발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간부 출신인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안산상록갑)을 지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이 대표를 폭행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 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회사 직원들 함께 노조 사무실에 있던 피시(PC)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노조위원장인 황아무개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안산시의회로부터 관용차 사적이용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행정사무감사를 받았는데, 이후 노조를 ‘내부고발자’로 지목하고 내부 감사를 벌이다가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노조에서 회사 자료를 불법으로 유출했다며 황 위원장을 해고했다. 황 위원장은 직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한 가운데 지노위는 지난달 26일 사쪽의 피시 압수 행위와 이 대표의 노조 탄압성 발언 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지역 난방 공급업을 하는 안산도시개발은 안산시 출연으로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 대표이사(사장) 임명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뽑힌 인물을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임원추천위원 5명 중 3명을 안산시에서 추천토록 하고, 주주총회에도 안산시가 참여해 사실상 안산시 입김에 따라 대표이사에 임명되는 구조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이민근 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선임됐다.
앞서 안산도시개발노조는 지난 9월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 독재정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만행이 안산시 산하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안산시가 노조위원장 해고 공작하는 이 대표를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11월28일 오후 3시 수정. 기존 기사엔 ‘안산도시개발 대표이사를 안산시가 임명한다’고 표현했으나, 공식 절차상 임추위에서 뽑힌 인물을 회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점을 구분해 사실상 안산시가 임명하는 구조라고 수정했습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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