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세대 신임 총장으로 선임된 윤동섭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교수가 과거에 쓴 논문이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 쪽이 조사에 착수했다. 윤 교수 쪽은 “이미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가 문제없다고 검증을 완료한 사안”이라며 반발했다.
1일 학교 관계자 등 설명을 들어보면, 학내 설치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최근 윤 교수의 연구 윤리 위반 의혹에 대한 예비조사를 거쳐 본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본조사 위원을 구성하고 있고, 조만간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윤 교수의 논문은 총 3편이다. 2004년에 2편, 2006년에 1편을 국내 저널에 게재했는데 이를 2007년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해외 저널로 중복 게재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또 ‘부당한 논문 저자 표시’와 ‘데이터 위조 및 변조’ 의혹도 제기됐다. 모든 기초 데이터, 세부 수치, 연구 방법을 바꾸지 않은 채 논문을 중복 게재하면서도 기존 제1저자를 삭제하거나 전혀 다른 결론을 제시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총추위 산하 연구윤리검증소위원회(검증소위)는 총장 후보로 등록된 윤 교수의 최근 20년간의 연구 업적에 대해 검증하며 이런 문제를 발견했다. 일부 위원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검증소위는 “모든 후보가 총장직무 수행상 연구윤리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넘어갔다. 윤 교수는 여러 의혹에도 최종적으로 법인 이사회를 거쳐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지난 27일부터 학내 곳곳에 ‘연세대학교 학교법인 이사회는 제20대 총장 선임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사회가 윤 교수의 연구 윤리 위반에 대한 제보를 무시하고 차기 총장에 선임했다는 것이다. 학내 커뮤니티에도 “이사회에서 제보를 묵살하고 총장을 만들어줬다. 원래 저런 거 묵살해도 되는 거냐”는 반응이 올라왔다.
윤 교수 쪽은 논문 중복 게재는 인정하지만, 관련한 지침이 마련되기 전이었고 심지어 당시 중복 출간은 권장되기도 했다며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윤 교수 쪽은 “이미 2019년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2007년을 포함한 그 이전의 중복출판에 대해서는 사후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고 해명했다. 연세대 윤리규정이 2007년에야 제정됐고, 의과대학에선 공식 공문이 2008년 발송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윤 교수 쪽은 “이러한 당시 관행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총장에게 기대되는 높은 도덕적 기준이 부합하기 위해 총장 내정자는 이미 완성도가 낮은 한글 논문들을 철회했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제1저자는 본인이 영어 논문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진술서를 냈고, 데이터 변조도 없었다”고 했다.
한편 연세대는 지난 9월께부터 본격적인 제20대 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했다. 최초 후보로는 총 8명이 등록했으나 후보 검증과 정책평가단 투표 등을 거쳐 이사회에 최종 후보 3인이 추천됐다. 법인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윤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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