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소방서 가평119안전센터 대원들이 차고탈출훈련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해 출동해 구조 작업을 진행한 후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 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소방관들이 천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태원 참사 구조 활동에 참여한 뒤 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소방관의 수는 1316명에 달했다. 지역별로 서울이 906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남부 192명 △경기북부 128명 △충북 33명 △인천 30명 △충남 27명이 뒤를 이었다. 계급별로 보면 9∼7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소방사 258명 △소방교 333명 △소방장 311명의 비중이 높았다. 6급 공무원인 소방위는 236명이었고, 소방경(5급) 이상은 142명이었다. 공무직 등 기타직군도 36명 포함됐다.
소방청은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상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비용 등을 전액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현장에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STD)를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한 직원들을 포함해 소방관들 사이에 피티에스디가 만연해 있다”며 “피티에스디에 대해서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돼 요양 신청 등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방관 출신인 오 의원은 “소방관들은 트라우마를 평생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적기에 충분한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하다. 소방관들이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원 충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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