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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작시 내고 스웨덴 망명’에 진실화해위 “국가 사과하라”

등록 2023-09-27 09:05수정 2023-09-27 09:18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해 징역형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6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사무실 입구 전경.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6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사무실 입구 전경.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김아무개씨는 1982년 4월 스웨덴으로 출국해 국제사면위원회 스웨덴 지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대학 재학중이던 1980년 5월께 본인이 발표한 자작 시집으로 국가보안법 혐의 등으로 검거될까 염려돼서였다. 김씨는 스웨덴 망명 과정에서 북한대사관을 방문했지만,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직원의 설득으로 망명을 취소했고 귀국했다. 귀국 직후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받은 후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등 위반으로 최종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6일 오후 열린 제63차 전체위원회에서 ‘국가보안법․반공법위반 불법구금 등 김아무개씨의 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중대한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김씨가 1982년 5월5일 김포공항에서 임의동행된 뒤, 6월15일 구속영장이 집행돼 약 40일 동안 불법 감금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진실화해위는 또 김씨가 수사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 등 가혹 행위도 당했다고 봤다. 김씨의 일관된 주장과 함께 당시 김씨 변호인이 재판 과정에서 김씨의 팔꿈치에서 손목 사이의 멍이 안기부 수사 때 발생한 고문 때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체 감정을 신청한 정황과 당시 수사관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다.

또 진실화해위는 김씨가 안기부에 불법 감금된 채 가혹 행위를 당하면서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허위자백을 강요받은 점도 확인했다. 당시 주스웨덴 대한민국대사관 직원들은 사건기록의 내용과 자신들의 기억이 다르다고 진술했고, 검찰도 핵심 범죄사실 중 하나인 북한의 지령 내용 중 일부를 판결 선고 직전 스스로 취소한 것을 볼 때, 이 사건 수사가 충분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사과 및 화해를 이루는 적절한 조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와 명예 회복을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의 조처할 것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또 다른 김아무개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불법구금, 고문‧가혹행위 인권침해사건’에 대해서도 중대한 인권침해로 판단했다.

신청인 김씨는 1982년 6월 군 복무 중 소속부대 휴가자 하사 한아무개씨를 통해 서신을 보내려다 중대장에게 적발됐고, 서신 내용이 반정부 투쟁 의식 고무와 북한 찬양 등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최종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1년 6개월,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신청인이 지인 간의 단순한 사적 편지를 반정부 투쟁 의식을 고무하고 북한을 찬양‧고무하기 위한 행위라고 편지의 작성 동기와 배경에 대한 진술을 강요받는 과정에서 허위자백을 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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