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7년 9월 25일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퇴임사에서 지난 6년의 임기를 ‘좋은 재판을 향한 여정’이었다고 평가하며 “신임 대법원장이 함께 이 길을 향한 여정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7년 9월25일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오는 24일 자정부로 임기를 만료한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좋은 재판’이라는 말을 11번 언급했다.
대법원은 22일 오전 10시 본관 중앙홀에서 김 대법원장의 퇴임식을 개최했다. 선임대법관인 안철상 대법관을 비롯한 대법관 전원과 판사, 법원 직원들이 퇴임식에 참석해 김 대법원장을 환송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6년 전 사법부와 관련된 대내외적인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했던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제게 대법원장의 막중한 소임을 부여했다”며 “사법부가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책임을 다하는 길은 ‘좋은 재판’ 실현에 있다는 신념으로 대법원장으로서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사법부 활동의 중심을 재판에 두고 사법행정은 오로지 재판 뒷받침 역할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해 온 것은 지난날 사법행정의 과오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 이라며 “그 결과 사법 행정의 재판에 대한 우위 현상은 사법부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법관의 내부적 독립도 더 한층 공고해졌다”라고 자평했다.
김 대법원장은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것”이 “좋은 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재판 지연이 사법부의 중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대해 “사법부의 저력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속한 재판에 지나치게 무게중심을 옮겨 충실성이 떨어져선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재판에서 지연된 정의로 고통받는다면 우리가 추구해온 가치들도 빛을 잃게 될 것”이라며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충실성 어느 하나 가치에만 치우치지 않고 조화와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재판 거래 등이 문제가 됐던 ‘사법 농단’ 사태 직후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사법부의 수직적 구조를 완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동시에 임성근 전 부장판사 탄핵 관련 거짓말 논란과 재임 중 재판 지연 증가 문제로 비판 받았다.
국회는 오는 25일 김 대법원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새 대법원장 취임까지 공백기 동안에는 선임 대법관인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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