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가던중 두동강…30대 숨져
동호회 “프레임 결함” 강력항의
동호회 “프레임 결함” 강력항의
멀쩡하게 타고 가던 자전거가 갑자기 두동강나며 탄 사람이 숨진 사고를 놓고 자전거동호회와 해당 자전거 수입회사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11일 밤 10시께 부산 해운대구 우1동 한 아파트 앞 왕복 4차로 길에서 일어났다.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도아무개(33)씨의 자전거 프레임이 갑자기 두동강나면서 도씨가 추락해 그 자리에서 숨진 것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해운대경찰서 교통계 이재형 경장은 “사고 당시 머리·가슴·배를 크게 다친 게 직접 사인으로 밝혀졌다”며 “목격자 3명이 일관되게 ‘도씨의 자전거가 아무런 충격 없이 땅으로 푹 꺼지듯이 가라앉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고 자전거의 감정을 의뢰했고, 사고 원인이 자전거 자체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 형사 사건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사고가 난 자전거는 미국 ㅎ사가 대만 공장에서 제조한 산악용 자전거로 80만원대의 제품이다.
사고 소식을 들은 자전거 인터넷 동호회 ‘와일드바이크’의 회원들은 “예견된 사고”라며 해당 자전거 수입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도 이 자전거와 같은 똑같은 2004년식 몸체를 단 자전거 2대의 충돌 사고 때도 모두 같은 부위가 절단됐으며, 해당 업체에 리콜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 회원 200여명은 26일 수입사 건물 근처인 서울 용산역 광장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고 이번에 사고가 난 자전거와 같은 기종을 가져와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수입사인 ‘ㅎ바이크’ 쪽은 문제가 불거지자 리콜 요구가 있는 자전거 770여대의 프레임을 전량 교체해주기로 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 회사의 강아무개 사장은 “유족에 대한 보상에 착수했고, 경찰 조사 결과 자체 결함으로 밝혀지면 프레임 제조사에 배상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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