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해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두고 보도된 뉴스타파의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사업 대출 수사 무마 의혹’ 기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보도에 관여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고 허위 사실을 보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한편, 정치권 인사 등 보도 ‘배후세력’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에게 6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신씨는 “당시 ‘허위 인터뷰’ 여부는 판단할 수 없었다”며 “김씨에게서 받은 돈은 직접 쓴 책 값”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보도가 허위라 해도 ‘검사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사건은 대선 전년도인 2021년 9월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장동 의혹의 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겨누고 있었다. 10월 초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 조우형의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덮어줬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윤석열 몸통론’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2022년 2월21일에는 제이티비시(JTBC)가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을 근거로 ‘윤석열 당시 중수2과장이 조씨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2021년 9월15일 인터뷰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검찰은 ‘직접(또는 다른 사람을 시켜) 커피를 타줬다’, ‘대장동 관련 조씨를 조사했지만 윤석열 검사가 봐줬다’ 등의 보도를 허위사실로 보고 있다. 당시 조씨는 대장동 불법대출 의혹과 관련해서 조사를 받지 않았으며, 윤석열 검사와 마주친 적도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도 내용이 허위인데다, 금전거래까지 발견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6개월 뒤 상황을 내다보고 날조 인터뷰를 미리 해두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있다. 이날 사과문을 발표한 뉴스타파는 “검찰은 둘 간의 금전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뉴스타파의 보도가 금전거래의 대가로 작성된 기사라 해도 ‘검사 윤석열’의 부실수사 의혹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 당시 조씨는 대장동 대출의 대가로 10억여원을 편취한 상태였지만, 참고인 조사만 받았다. 이후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 때 구속기소됐고, 2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5일 한겨레에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해당 보도의 주요 내용이 허위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