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 받고 있는 피고인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법무부는 4일 오후 ‘2023년 검찰 고위 인사’ 자료를 발표했다. 손 검사는 검사장 직급인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법무부는 이날 자료에서 “조직의 안정과 쇄신을 통해 국민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법질서를 확립하는 검찰 본연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검사는 이날도 ‘고발사주 의혹’으로 법정에 출석했던 피고인이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5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 손 검사가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전달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손 검사는 1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이미 검찰은 손 검사를 ‘고발사주 의혹’으로 감찰한 뒤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비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에서 유죄가 나올 수도 있는데 자체 감찰에서 무혐의 처분하는 일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당시에도 ‘봐주기 감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22년 6월 문재인 정부 당시 중용됐던 검사들을 법무연수원으로 보낸 이유로 “감찰이나 수사를 받는 상태가 지속되는 고위급 검사 수가 늘고 있다. 그런 분들을 수사·재판 (업무를) 하는 곳에 장기간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구고검 차장검사 자리는 항고 사건에 대한 수사 업무까지 담당하는 자리”라며 “(한 장관 발언과 이번 승진이)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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