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29일 제77회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페이스북 갈무리
“평생 관찰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군요. 서울대 졸업생으로서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주십시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지난 29일 모교인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 참석해 후배들에게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치졸한 공평이 아니라 고결한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 여러분의 선배들은 입으로 번드레하게 공정을 말하지만 너무나 자주 실천하지 않는다”며 ‘고결한 공정’에 바탕을 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제77회 후기학위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 교수는 ‘기계적 평등’으로서의 공정이 아니라 주변과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공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로 재는 게 아니다. 가진 자들은 별 생각 없이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고 공정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저 공평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이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에서는 무감각하고 모르는 척 밀어붙이는 불공정한 공평이 아니라 속 깊고 따뜻한 공정이 사회의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주변은 온통 허덕이는데 혼자 다 거머쥐면 과연 행복할까. 오로지 정도만을 걷는, 공정하고 따뜻한 리더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 열린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978명, 석사 1200명, 박사 656명 등 총 2834명에게 학위가 수여됐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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