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썰] 일본엔 호구 되고 국민은 바보 취급 비겁한 윤석열 정부의 은폐와 기만.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이재성입니다.
일본 정부가 결국 일을 저질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지금도 매일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를 8월24일부터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기적이고 반인륜적인 만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후 위기로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핵쓰레기를 인류 공동의 우물인 바다에 버리는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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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뻔뻔함보다도 더 화가 나는 건 윤석열 정부의 기만적인 행태입니다. 대놓고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을 차관급 인사에게 떠맡겨 놓고 대통령은 뒤에 숨었습니다. 국민의 80% 이상이 반대하니까 부담스러운 겁니다. 바로 며칠 전인 광복절 기념사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을 겨냥해 막말 수준의 공세를 퍼부었던 자신만만 대통령은 대체 어디로 간 것입니까? 비겁하기 짝이 없습니다.
✅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비겁한 정부
[논썰] 일본엔 호구 되고 국민은 바보 취급 비겁한 윤석열 정부의 은폐와 기만. 한겨레TV
윤석열 정부의 비겁함은 국정철학인 것 같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방류 계획에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는 방류 찬성 또는 지지가 아닙니다.”(8월22일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는데, 찬성 또는 지지가 아니라면 뭐라는 걸까요? 과학적·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일본이 방류를 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건가요? 저에게는 ‘찬성은 하지만 굳이 너희(국민)들한테 말하진 않을 거야’라는 말로 들립니다. 한마디로 국민을 우롱하는 작태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방류에 찬성한다는 사실은 이미 온 세계가 압니다. 한국 정부의 무조건적 지지가 오염수 투기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는 걸 혹시 윤석열 정부 사람들만 모르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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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던 지난 3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 일본 정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이해와 함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처 철폐 요청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한 사실 기억하실 겁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지난 7월12일 리투아니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으로 한국과 공유해달라.” 대통령실이 공식 발표한 내용입니다. 가깝게는 7월, 멀게는 지난 3월부터 한국 정부의 오염수 방류 찬성 방침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모든 발언과 자료가 찬성 방침에 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방류에 반대하는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들을 향해 괴담 퍼뜨리지 말라고 공격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찬성 또는 지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지 않고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행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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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호구가 된 한국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대통령실 예산으로 제작했다는 한겨레 단독보도도 있었습니다.(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05223.html) 지난달 7일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라는 동영상입니다. 방류에 찬성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더구나 대통령실이 앞장서서 이런 동영상을 만드는 겁니까?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해놓고, 앞잡이라는 비판은 듣기 싫으니 대통령은 뒤로 숨고, 당국자라는 사람이 나와서 딴청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덮어놓고 일본을 도와주니 일본은 한국을 우습게 봅니다. 애초 한국 정부는 방류 과정 점검을 위해 한국 전문가의 상주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거부해 ‘정기 방문’으로 대신하게 됐습니다. 일본 도쿄전력이 시료 채취부터 데이터 작성까지 독점하고 있는데, 옆에서 보는 것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과연 제대로 점검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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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 무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7월 나토 정상회의 때도 윤 대통령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에게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방류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하도록 해달라.”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 말을 무시하고 동문서답을 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1099897.html) 한국이 일본에 단단히 호구가 잡힌 꼴입니다. 일본은 자국 어민들을 위해 약 8천억원의 피해 지원금을 준비해놓고 있는데요.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한 피해 보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부·여당은 부랴부랴 2천억원의 예산을 증액해 모두 5천억원 가량의 피해 지원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돈을 왜 우리가 내야 하는 겁니까? 일본이 자국 안에 둘 수도 있는 오염수를 굳이 바다에 버려서 발생한 피해인데, 당연히 일본이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윤석열 정부는 무리한 부자감세로 수십조원의 세수가 펑크나자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도 늘렸던 연구개발(R&D) 예산을 깎았습니다. 이건 한국 경제의 미래를 팔아먹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돈이 없어 절절매면서도 일본 앞에서는 납작 엎드려 아무 소리 못 합니다. 상전도 이런 상전이 없습니다. 지난번 영상에서 말씀드렸듯이, 이제 다음 수순은 수산물 수입 재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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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간 방류는 거짓말
일본은 삼중수소와 탄소14를 제외한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걸러서 30년에 걸쳐 방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계획일 뿐입니다. 그것도 실현 불가능하고 검증할 수 없는 계획입니다. 먼저 30년이라는 기간 동안 원자로를 폐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폐로란 핵연료 파편을 격납 용기에서 꺼내어 밀봉한 뒤 밖으로 반출하는 걸 말합니다. 하지만 1987년 폭발한 체르노빌 원전도 아직 폐로를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방사능이 워낙 강력해서 사람이 접근할 수 없고, 로봇도 고장 나버리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거대한 시멘트 석관으로 덮었는데, 30년이 지나 이 석관마저 붕괴할 위험이 커지자 그 위를 ‘New Safe Confinement’라는 이름의 금속 아치로 감싸놓았습니다. 원자로와 핵연료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핵반응이 다시 시작됐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계속 퍼부어야 하고, 게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지하수 유입으로 엄청난 양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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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핵종제거설비(일명 알프스)가 제거하지 못하는 삼중수소와 탄소14는 물로 희석해서 버리고, 나머지 62개 핵종은 기준치 이하로 걸러서 내보낸다는 일본의 계획도 조삼모사에 불과합니다. 삼중수소를 아무리 물로 희석한다고 하더라도 바다에 버려지는 삼중수소의 총량은 같습니다. 일본이나 한국 정부는 삼중수소가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것과 같아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삼중수소가 생명체 안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논문과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불리하니까 숨기는 겁니다. 이게 은폐가 아니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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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로 희석해도 버리는 총량은 마찬가지
일본과 한국 정부는 세슘이나 스트론튬을 비롯해 ‘죽음의 재’로 공인된 방사성 물질을 알프스로 걸러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1차로 정화한 오염수의 70%가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입니다. 2차 처리 이후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잔류할지 알 수 없습니다. 2차 정화 뒤에는 물로 희석해서 버리겠다고 합니다. 일본의 발표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습니다. 세슘이나 스트론튬은 무거운 성질이어서 심해와 바닥에 가라앉고, 물고기가 섭취할 경우 체내에 쌓여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됩니다. 이 밖에도 요오드129, 루테늄106, 테크네튬99, 플루토늄239, 카드뮴113m 등의 맹독성 물질이 오염수에 남게 됩니다. 기준치 이하로 걸러낸다고 하지만 기준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시대와 과학의 발전에 따라 달라집니다. 삼중수소와 마찬가지로 물로 희석한다고 하더라도 바다에 유입되는 총량은 같습니다. 두고두고 지구와 인류의 후손들에게 쌓일 겁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전한 게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일어난 2011년 당시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쏟아져 나왔는데, 지금까지 무슨 문제가 있었느냐, 별문제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요. 대통령실이 만든 동영상에 이런 사람들이 출연합니다. 하지만 석면이나 DDT 같은 악성 유해물질도 인간의 몸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되기까지는 수십년에서 백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르고 죽어갔습니다. 이때도 별문제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오염수 방류는 계획대로 진행돼도 문제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오염수 탱크에 남아있는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총량을 밝힌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이 지금까지 밝힌 핵종은 삼중수소와 62개 핵종, 그리고 나중에 외부 전문가들이 밝혀낸 탄소14를 포함해 64개인데, 이게 전수가 아니라는 게 함정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핵종이 얼마나 더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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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차관 뒤에 숨는 게 민망했던지 이번에는 윤 대통령 대신 한덕수 총리가 나섰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철저하게 과학적 기준을 지키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거짓과 꼼수로 가득 찬 일본의 계획을 신성불가침한 약속인 것처럼 둔갑시키고, 그것만 잘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처럼 호도하는 겁니다. 하지만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계획대로 진행돼도 문제입니다.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테러이고, 지금 당장 그만둬야 할 만행입니다. 더구나 한국 정부는 실질적으로 일본의 계획을 검증할 수단도 능력도 없습니다. 더는 국민을 우롱하지 말기 바랍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기획·출연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