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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보수전사 기르자”는 방통위원장 후보자 이동관

등록 2023-08-16 21:01수정 2023-08-17 16:37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가 “보수이념 전사의 교육과 육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의 공공성·공익성을 수호하고, 이를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방통위의 위원장 후보자가 특정 이념의 ‘교육’과 ‘육성’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셈이라 자격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여당의 공천 후 대비책까지 제안하는 등 대변인실 업무 범위를 넘어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도 드러나 이 후보자가 이끌 방통위의 향후 행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 후보자로부터 제출받은 서면답변서를 보면, 이 후보자는 “저서 ‘평등의 역습’에서 ‘보수이념 전사의 교육과 육성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서술한 바에 대해 현재도 같은 의견인지”라는 질문에 “지금도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당과 시민단체의 교육 훈련을 통한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기 위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의 정치적 독립성을 특히 중시한다. 방통위법 10조에서 ‘정당의 당원’, ‘선출직 공무원 퇴직 3년 이내의 자’, ‘대통령인수위 위원 퇴직 3년 이내의 자’ 등은 방통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이유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기 정권 입맞에 맞지 않는 공영방송사 기자·피디를 ‘좌편향 언론인'으로 몰아 퇴출시킨 언론 장악의 책임자로 야당과 언론단체로부터 지목받아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의 청와대 대변인실은 국회의원 선거 대응 방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이정문 의원실이 입수한 2008년 3월15일자 ‘주간 주요 언론보도 분석’ 문건을 보면, 대변인실은 ‘한나라당 공천 관련’ 항목에서 “(공천) 탈락자 출마에 따른 정밀한 민심 동향 파악이 필요하며, 무소속 출마를 주저앉힐 수 있는 적절한 인사 대책 강구할 필요”라고 적었다. 공천 탈락한 여당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를 막기 위해 청와대가 이들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 것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자 부인을 상대로 한 인사청탁 미수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 거짓 답변을 한 의혹도 있다. 인사청탁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ㄱ씨 판결문을 보면 ㄱ씨는 자리를 얻기 위해 이 후보자 부인에게 현금 2000만원과 이력서를 전달했고, 이후 후보자를 만나 인사청탁 진행상황을 문의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인사청탁을 의뢰한 당사자와 만난 적이 있는가’라는 조승래 민주당 의원 질의에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분당 흉기난동사건 보도 배경에 자신의 사진을 쓴 와이티엔(YTN) 임직원을 형사 고소하고 3억원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와이티엔은 사고 후 “시청자와 이동관 후보자에게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후보자 쪽은 “방송사고로 입은 후보자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하고, 위원장 후보자 지명 전후 이 방송사가 후보자에 대한 ‘흠집내기성 일방적 보도’를 해온 만큼 고의성이 의심된다”며 법적 대응을 강행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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