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하면서 여성 선수에게 “치마만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한 실업배드민턴연맹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조사가 시작되자 이를 철회했다.
3일 인권위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해 10월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배드민턴연맹)은 이듬해 2월에 열릴 대회 개최를 공고하면서 여성 선수에게만 대회 출전 시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후 ‘여성만 치마를 입도록 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진정이 인권위에 접수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이전까지 민소매 상의나 치마 착용 등 여성 선수의 복장에 대한 규정은 없었는데, 올해 대회부터 텔레비전 중계를 하기로 한 뒤 연맹이 해당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 인권위 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가 조사가 들어가자 배드민턴연맹은 지난해 12월 “이와 같은 규정이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대회가 개최되기 전 민소매 상의나 치마를 착용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했다. 현재 대회 공고에서도 ‘경기복 색상’, ‘팀명 및 선수명표기’ 외 제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인권위는 “조사 진행 중 피진정기관이 자발적으로 차별행위를 시정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앞으로 모든 스포츠 경기 대회가 성평등을 지향하고 인권 친화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