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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듣기평가 뒤 화장실에 답안 쪽지 숨기기…토익 브로커 등 20명 검거

등록 2023-08-03 12:00수정 2023-08-03 20:05

토익·텝스 부정행위 브로커 ㄱ(29)씨가 의뢰자에게 전송한 답지와 대화 내용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토익·텝스 부정행위 브로커 ㄱ(29)씨가 의뢰자에게 전송한 답지와 대화 내용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영어 어학시험인 토익·텝스를 보는 수험생과 미리 약속하고, 시험 도중 화장실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전송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국내 유명 어학원 강사 출신 브로커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토익·텝스 고득점을 원하는 취업준비생 등 의뢰자를 모집해 23회에 걸쳐 부정행위를 저지른 브로커 ㄱ(29)씨와 의뢰자 등 20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3일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ㄱ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에스엔에스(SNS) 광고를 통해 의뢰자를 모집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국내 유명 어학원 강사로 재직했던 ㄱ씨는 듣기평가 종료 후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ㄱ씨는 의뢰자와 함께 시험에 응시하고 빠르게 문제를 푼 뒤 쪽지에 몰래 답안을 적었다. 듣기평가가 끝난 뒤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순차적으로 나갔고, 변기 뒤쪽에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전송하거나 답안 쪽지를 화장실에 숨겨서 의뢰자에게 건넸다.

답안은 의뢰자들이 원하는 점수인 800∼900점대(토익 기준 990점 만점)에 맞춰 제공했다. 의뢰자들은 대부분 20대 취업준비생이나 학생들로, 취업 등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한 학생은 이번 부정행위로 대학원 졸업 요건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ㄱ씨는 본인이 출연했던 어학원 동영상·강의자료 등을 활용해 의뢰자를 모집했다. 사전에 의뢰자를 만나 원하는 점수대를 확인하고 답안 전달 방법을 알려주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 ㄱ씨는 대가로 건당 300만∼500만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당초 ㄱ씨는 도박자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앞서 경찰은 한국토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적발한 부정시험 의심자 2명을 제보한 것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브로커 ㄱ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압수영장을 집행했고, 의뢰자 명단과 차명계좌 거래내역 등을 확보해 의뢰자들을 추가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어 등 외국어 시험 관련 부정행위 첩보 수집 및 단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어학 등 각종 시험에서 불법행위를 하는 경우 법령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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