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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육군 간부가 16첩 반상 25인분 만들라 명령…교회 지인 대접”

등록 2023-07-26 15:31수정 2023-07-27 10:32

김진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모교 로고 장식한 티라미수까지
“황제식사 갑질에 병사들 격무”
백마회관에서 제공된 특별 디저트 사진. 김진철 전 사단장(현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이 나온 ‘조선대’ 로고를 케이크 위에 초콜릿 가루로 표시돼있다. 군인권센터 제공
백마회관에서 제공된 특별 디저트 사진. 김진철 전 사단장(현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이 나온 ‘조선대’ 로고를 케이크 위에 초콜릿 가루로 표시돼있다. 군인권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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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9사단 지휘부가 부대 내 복지시설에서 메뉴에도 없는 ‘16첩 반상’에 직접 만든 디저트를 차리라고 병사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단장은 본인이 다니는 교회 신자들을 대접하기 위해 이런 지시를 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부대 시설을 개인 레스토랑처럼 쓰며 갑질했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9사단 지휘부가 부대원 복지시설인 ‘백마회관’에서 ‘호화 파티’를 여는 동안 이곳에서 근무하는 회관병들은 주 68시간 과로에 시달렸다”며 이처럼 밝혔다.

센터가 제보받은 내용을 보면, 9사단 지휘부는 메뉴판에 없는 특별 메뉴와 특별 디저트를 자주 요구했다. 특별 메뉴는 16첩 반상으로 구성된 한정식이나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이다. 특별 디저트는 회관병들이 직접 만든 수제 티라미수, 망고 등 제철 과일로 구성돼 있다.

사단 지휘부는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해 7월15일까지 모두 120회의 모임을 열었고 특별 메뉴는 12회, 특별 후식은 66회 받았다.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는 양식코스를 주문한 모임도 11회에 달했다.

특히 사단 지휘부는 가족이나 부부동반 모임을 하면서도 특별 메뉴와 디저트를 요구했다. 전 사단장인 김진철 현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의 경우 자신이 다니는 교회 신자들을 위해 16첩 반상 한정식 25인분을 주문하거나, 자신은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민간인 교회 장로가 주관하는 12명 식사 자리를 자기 명의로 예약해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백마회관에서 열린 조선대 학군단 임원단이 참석한 만찬 땐 회관병들이 초콜릿 가루로 ‘조선’이라고 쓴 티라미수를 만들기도 했다. 김 전 사단장은 조선대 학군단 출신이다. 병사들은 소주병에 ‘조선처럼’ 스티커를 붙였다고도 한다.

통상 백마회관은 밤 9시에 마감하지만, 회관병들은 지휘부 행사 세팅을 하다가 밤 11~12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센터는 전했다. 센터는 “회관병들은 다수의 일반 손님을 받는 것도 모자라 수시로 지휘부의 황제 식사까지 대접하느라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병까지 걸린 인원도 있다고 한다”며 “정부는 복지회관 운영 실태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부대 복지회관과 관련해 제기된 사안들을 살펴보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의거해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모든 복지회관이 그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는지 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강신범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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