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주검을 수습해 물 밖으로 인양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검찰청은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경찰 허위보고 의혹과 관련해 수사본부를 구성한다고 21일 밝혔다.
수사본부는 관할 검찰청인 청주지검에 꾸려진다. 본부장은 배용원(55·사법연수원 27기) 청주지검장이, 부본부장은 대검 정희도(57·31기) 감찰1과장이 맡는다. 대검은 재해 수사 경험과 전문 역량을 갖춘 검사들을 수사본부에 파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파견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무조정실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한 감찰조사 과정에서 범죄혐의를 발견했다며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에 앞서, 오전 7시2분에 ‘미호천교가 넘치려 한다. 주민 대피가 필요하다’ 7시58분에 ‘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사고 이후 경찰은 신고 지점을 확인하지 못해 ‘궁평2’지하차도가 아닌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 감찰 결과 궁평1지하차도에도 출동하지 않고 112 시스템에 허위 입력한 정황이 발견됐다. 국무조정실은 “경찰 수사본부가 수사할 경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며 “범죄혐의가 명백하고 대상자들의 진술이 모순되고 충돌하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감찰조사 종결 전 우선 수사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충북경찰청에 전담수사본부를 꾸리고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19일 본부장을 김병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으로 교체했다. 경찰과 검찰에 각각 수사본부가 구성됐는데, 수사 상황에 따라 검찰의 수사 범위가 확대될 여지도 있다. 대검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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