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면 패널 기술이 적용된 삼성전대 스마트폰. 삼성전자 제공
휴대전화 화면 모서리를 곡면으로 구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곡면 패널’ 기술을 중국에 팔아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톱텍 전 대표와 임직원들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영업비밀국외누설 등)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톱텍 전 대표 ㄱ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톱텍 임원 ㄴ씨 등 2명은 징역 2년, 다른 임원 1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직원 3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다른 직원 2명은 벌금 1천만원이 각각 확정됐다. 톱텍 등 업체 두 곳도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
톱텍은 2012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업체로 등록돼 엘시디(LCD)와 아몰레드(AMOLED) 패널 제조설비를 제작·납품했고, 2014년부터는 ‘곡면 패널’ 양산 기술을 제공 받아 패널 설비를 만들었다. 대표인 ㄱ씨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받은 곡면 패널 제조설비 등 관련 기술을 2018년 4월께 자신들이 설립한 업체에 유출한 뒤 중국 업체 두 곳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5∼8월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받은 도면으로 설비를 제작해 중국 업체에 수출하려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은 이들이 유출한 정보가 영업 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이 사건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첨단기술'에 해당해 ‘공개정보’로 보기 어렵다”고 유죄로 뒤집었다. 또 “계약 또는 묵시적 합의로 영업 비밀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중국 업체에 이를 누설한 것은 위법”이라고 했다. 2심 재판 결과에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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