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영화 관계사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3일 멀티플렉스 3사의 영화관 각 1곳씩과 배급사 3곳 본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관과 배급사가 함께 관객 수를 부풀려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하는 등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씨지브이(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와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 등 배급사 3곳이 경찰 수사 대상이다.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의혹이 제기된 영화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의혹이 제기된 영화 <비상선언>(쇼박스 배급)이 포함됐다. 지난해 8월 영진위 통합전산망에서 새벽 시간대 <비상선언>이 매진되는 현상이 포착됐는데, 배급사 등이 예매율을 인위적으로 높이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난해 국감에서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5월 박스오피스 순위가 24위에서 4위로 급격히 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도 ‘유령 상영’이라는 편법으로 관객 수를 늘린 의혹을 받는다. 당시 배급사 키다리이엔티(현재 키다리스튜디오와 합병)가 극장에서 상영되지도 않았고 실제 관객을 모집하지도 않은 새벽 시간대에 매진되는 방식으로 관객 수를 늘린 혐의다. 경찰은 이밖에도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영화를 여럿 포착해 수사 중이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