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3년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일정과 장소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다음달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열고, 서울광장을 포함한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행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다음달 1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린다. 서울시가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자 장소를 옮겨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기로 한 것이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번째 서울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을지로2가 일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서울퀴어퍼레이드 장소 확보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도 꿋꿋이 모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야말로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굴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선우 조직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모든 이가 자유와 평등을 펼치고 즐기는 곳이 바로 축제의 광장”이라며 “한국 사회가 차이를 포용하고, 다름이 공존하며, 평화롭고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을지로2가 일대에서 다음달 1일 개최되며, 삼일대로를 출발해 명동역→소공로→서울광장 옆 도로→무교로→종각역에 도착한 뒤, 다시 삼일대로로 돌아가는 행진(4㎞)을 진행한다.
김가희 조직위 집행위원은 “을지로를 선택할 때 조직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안전”이었다며 “15만명이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상황과 혐오세력 폭력이라는 위험요소를 고려해, 동선이 고립되지 않으며 경사가 없는 평평한 도로인 을지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과 더불어 중요하게 고려된 요소는 서울 도심을 행진하는 것이었다”며 “서울광장 사용 불허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공원이나 경기장 등에서 행사를 진행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더이상 숨기지 않겠다는 것,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지켜보는 곳에서 우리를 드러내겠다는 것이기에 서울광장을 비롯한 주요 도로를 행진하는 경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열린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곤 매년 서울광장에서 진행됐다. 조직위는 올해도 서울광장에서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달 3일 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같은 날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를 열겠다는 기독교계 시티에스(CTS)문화재단의 서울광장 사용을 승인했는데, 이 결정이 이뤄진 당시 회의에선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혐오 발언이 다수 나와 논란이 됐다.
김가희 서울퀴어퍼레이드 집행위원(맨앞 맨 오른쪽)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3년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장소와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다음달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열고, 서울광장을 포함한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행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편, 다음달 9일까지 18일간 이어지는 서울퀴어문화축제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에선 ‘한국퀴어영화제’(6월26일∼7월9일)도 열린다. 16개국 총 42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온라인 플랫폼 ‘퍼플레이’에서 온라인 상영을 하고, 오프라인 상영은 다음달 7∼9일 충무로역 인근 대한극장에서 진행된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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