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삭제된 ‘더 팰리스 73’ 광고 문구. 누리집 갈무리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기는 광고 문구로 논란이 된 한 아파트 시행사가 “신중하지 못했다”며 6일 사과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옛 쉐라톤팰리스강남 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더 팰리스 73’ 시행사는 이날 누리집에 사과문을 올렸다. 시행사는 “본 홈페이지 내에 사용된 문구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의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지 못한 표현으로 많은 분들께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 팰리스 73’ 시행사가 누리집에 올린 사과문.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027년 9월 준공 예정인 ‘더 팰리스 73’은 조성될 73가구의 분양가가 면적에 따라 100억원에서 최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누리집에는 ‘최상위 주거공간으로서 본질이나 계보를 새롭게 제시하게 될, 세기에 다시 없을 주거 명작이 될 것’ 등의 문구로 최고급 주거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놓고 ‘불평등’을 내세우는 광고 문구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고 문구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한국 사회가 접한 총체적 난국을 단 한 문장으로 기가 막히게 잘 표현했다”, “적어도 ‘차별화된’ 정도로 표현할(수 있는데) 눈치도 안 본다” “평등을 비하하고 노골적으로 불평등을 찬양한다”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등장하는 이 시대를 이겨낼 수 있을까?” 등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시행사는 누리집에서 광고 문구를 삭제했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