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서산시 갈산리 교통호 지역에서 유족회가 유해발굴 시굴을 했을 때 일부 확인한 정강이뼈. 진실화해위 제공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는 9일 보도자료를 내어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관련 유해발굴 개토제를 오는 10일 오전 11시 충남 서산시 갈산리 봉화산 교통호 인근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 지역 매장 추정 유해는 2000여구이며, 8천만원의 예산으로 6월 중 유해발굴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유해발굴은 진실화해위원회 발굴 용역을 맡은 (재) 동방문화재연구원(원장 이호형)이 수행한다.
서산 갈산리 교통호 지역은 1기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서산경찰서와 태안경찰서 소속 경찰 등이 1950년 9월 수복 뒤 치안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부역자를 일제히 검거해 경찰서와 지서 유치장, 읍·면사무소 창고에 구금한 뒤 이중 다수를 최소 30여곳에서 집단 살해했다고 조사된 지역 중 하나다.
이 사건 희생자로 확인된 사람은 977명, 희생 추정자는 888명에 이른다. 진실화해위 조사결과, 최소 1865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갔던 20~40대 남성들이었으며, 여성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예정지. (흰색 마스크로 표시된 지역) 이곳에 2000여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위원회 종료 이후에도 유해발굴 사업이 지속되도록 지난해 7월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근거로 아산·충주·안성·대구·진주 등 전국 6개 지역 7곳을 선정해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고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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