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조우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천화동인 1∼7호는 화천대유 관계사로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이해충돌방지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특경법(배임)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와 관련해 이 사건에서 공범으로 적시된 이재명과 유동규 등 관련자들이 이미 동일 사실관계에 기초한 범죄로 기소돼 별도의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재판 진행 경과와 수집 및 수집이 예상되는 증거들의 현황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련자 상당수는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재판 종결시까지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성립 여부, 가담한 공범들 사이의 구체적 기여도, 배임산정액 등 여러 쟁점이 존재해 충실한 심리를 위해 피의자 역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검찰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를 근거로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씨는 2015년 3∼4월께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서판교터널 개설 등 성남시 내부 비밀을 이용해 올해 1월까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과 함께 모두 7886억원의 불법 개발이익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미납 추징금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조현성 변호사를 천화동인 6호의 ‘서류상 소유자’로 올려두고, 본인이 실제 소유하면서 2019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배당이익 28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함께 받는다.

검찰은 조씨를 김만배씨와 남욱씨 등 ‘대장동 일당’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대장동 일당’은 천화동인의 실소유주로, 김만배씨는 천화동인 1호, 남욱 변호사는 4호, 정영학 회계사는 5호 대표다. 2·3호는 각각 김만배 씨의 배우자와 누나가 명의상 대표로 돼 있다.

앞서 조씨는 2009년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장동 초기 자금 1155억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2011년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주임검사가 윤석열 대통령, 변호사는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조씨는 ‘천화동인 6호 소유주가 맞냐’, ‘서판교터널 개통 정보 미리 안 것 맞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