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빼줘?” WBC 참가선수 ‘병역면제’ 논란

등록 2006-03-16 14:11수정 2006-03-16 18:05

이승엽이 14일(한국시간) 세계야구클래식(WBC) 8강 라운드 미국과의 2차전 1회말 1점홈런을 친 뒤 홈으로 향하고 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이승엽이 14일(한국시간) 세계야구클래식(WBC) 8강 라운드 미국과의 2차전 1회말 1점홈런을 친 뒤 홈으로 향하고 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윤광웅 국방장관 “신중 검토” 지시…한쪽선 ‘형평성 논란’
세계야구클래식(WBC)으로 온 국민이 열광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을 꺾으며, 선전하고 있는 우리나라팀은 16일 다시 일본을 누르며 4강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와 관련해 WBC 참가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병역면제' 주장은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지난달 20일 WBC 대표팀이 훈련중인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해 격려하는 자리에서 “문화관광부장관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WBC에서 일정 성적 이상 거두면 병역혜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처음 언급됐다. 당시만 해도 ‘16강’ 또는 ‘8강’ 진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수들은 물론 국민들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예상 밖의 성적을 거두면서 ‘병역면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15일 윤광웅 국방장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병역특례 혜택 부여와 관련,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윤 장관은 “WBC 대표팀이 우수한 성적을 내면 병역미필 선수들에게 특례 혜택을 줘야한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관련 부서에서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여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여기에 오는 17일께 열릴 예정인 당정협의에서 WBC 선수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와 긍정적인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신상우 총재는 15일 KBS 1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병역 혜택에 대해 문광부장관이 국방부에 정식으로 요청했는데, 국방부장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현지에서 선수단과 함께 하고 있는 신 총재는 “지난 9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개인적으로 긍정적 검토와 빠른 서류처리 지시를 내렸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11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문화관광부에서 국방부로 서류가 들어갔으며, 실무선에서는 이미 검토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그는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 “축구는 월드컵 16강에 오르면 병역혜택을 준다. 나라의 자랑거리를 만든 사람들에게 국가에서 보답을 해주는 것이 병역 특례”라며 “국민들은 물론 해외동포들에게도 기쁨을 안겨준 선수들에게 특례를 안주면 누구에게 줄 것인가”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도 16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선수들의 병역특례와 관련해 “우리 국민이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선물을 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WBC 4강 진출은) 월드컵 4강 못지않은 쾌거”라며 “4강을 전제로 해서 선수에게 특단의 선물을 해주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야구대표팀 병역 특례 찬성 85%

그렇다면, 야구선수들의 병역면제는 가능할까? 여론의 추이는 일단 호의적이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미국을 격파하면서 대표선수들에 대한 병역 특례 혜택 여론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달 신상우 총재가 “4강에 올라갔을 경우 병역 특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하자 “한심한 발상”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던 누리꾼들은 한국 대표팀이 대만과 숙적 일본을 꺾은 데 이어 종주국 미국마저 제압하자 병역 특례 혜택을 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실제 <인터넷한겨레>가 라이브폴을 통해 ‘야구 대표팀의 병역혜택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16일 오후 현재 76.8%(1857명)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는 23.2%(562명)에 그쳤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 14일부터 ‘WBC 한국 대표팀 병역 특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16일 오후 현재 찬성쪽이 85%로 압도적으로 많다. 병특 기준은 4강이 69.0%(2814명), 결승이 15.0%(612명)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반대는 14.2%(578명)에 그쳤다.

‘루겐하임’은 “이번 WBC에서 한국 선수들이 일본과 미국을 이기면서 이뤄놓은 대한민국 광고 마케팅 효과를 돈으로 치면 몇천억 이상 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병역면제는 합당하다”고 말했고, ‘좋은 하루’도 “일본·멕시코·미국까지 모두 꺾었다. 병역 특례의 희망으로 더 잘했을 것이다”라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네이버>의 ‘clever1602’는 “WBC 대표선수들에게 군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개인의 영광뿐 아니라 국가를 빛냈다”고 말했다.

여론이 호의적으로 흐르자, 대회에 참가한 감독과 선수들도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16일 오전 KBS 제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인영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4강 진출시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국가를 위해 열심히 했고, 4강 정도부터는 해줘야 되지 않나 싶다”라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동메달이 보통 병역 혜택 기준인데 이번 대회는 각국에서 최상급 선수가 나오는 등 그때보다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위”라고 말했다.

손민한(롯데)은 한 라디오 프로와의 인터뷰에서 “병역 특례가 선수들에게 약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고, 이승엽(요미우리)도 “반드시 4강에 올라 병역 문제로 고민하는 후배들의 짐이 덜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했다. 주장을 맡은 이종범(기아)도 “후배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비친 바 있다.

환호하는 한국팀 선수들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시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한국팀 선수들이 7대3으로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환호하는 한국팀 선수들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시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한국팀 선수들이 7대3으로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 형평성 어긋나…병역면제 ‘반대’

그러나 국민의 병역의무 원칙과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 의견을 밝히는 누리꾼도 많아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대 의견을 밝히는 이들은 최근 온라인 게임 선수와 과학 영재는 물론 한류 스타에게도 특례혜택을 부여하자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 마당에 야구선수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 또한 `특례 원칙’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네이버>의 ‘j2okim’는 “군면제가 이벤트화해서는 안된다. 시시때때로 편의에 따라 군면제가 가볍게 논의되는 사안이 되면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신성한 병역의무를 지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tears2456’는 “병역혜택은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절대 반대”라며 “2002년 월드컵 때 분위기에 편승해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병역혜택을 준 것 또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의 허재원은 “국민의 의무인 병역이 포상의 개념으로 사용되어선 안된다”며 반대의견을 밝혔고, ‘대천기러기’도 “실력있는 야구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아 운동장에서 계속 볼 수 있다면 두말없이 환영하지만,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고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현행 병역법과 병역법 시행령에는 ▷올림픽경기에서 3위 이상 입상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 입상 ▷월드컵대회에서 16위 이상 성적을 내거나 ▷병무청장이 인정한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에서 1위를 한 사람에게 병역혜택을 주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16강에 오른 축구선수들에게 예외적으로 병역혜택을 준 적이 있다.

현재 WBC 대표팀에서 병역을 마치지 않은 선수는 최희섭(LA 다저스)·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봉중근(신시내티 레즈)등 해외파와 배영수·오승환(이상 삼성)·김태균·이범호(이상 한화)·전병두(기아)·정재훈(두산)·이진영(SK)·정성훈(현대) 등 11명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속보] 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또 불허…26일 구속기소 전망 1.

[속보] 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또 불허…26일 구속기소 전망

[속보] 구속 연장 재차 불허에…윤 변호인단 “즉시 석방하라” 2.

[속보] 구속 연장 재차 불허에…윤 변호인단 “즉시 석방하라”

윤석열 변호인단 “체포 자체가 내란”…구속 연장 불허에 석방 요구 3.

윤석열 변호인단 “체포 자체가 내란”…구속 연장 불허에 석방 요구

‘내란 나비’ 김흥국, 무면허 운전 벌금 100만원…음주·뺑소니 전력 4.

‘내란 나비’ 김흥국, 무면허 운전 벌금 100만원…음주·뺑소니 전력

[영상] 폭동에 맞서 각양각색 깃발 쥔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5.

[영상] 폭동에 맞서 각양각색 깃발 쥔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