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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웬만해선 안 하려 했는데…” 이재명, 유동규 직접 증인신문

등록 2023-04-28 20:42수정 2023-04-29 01:0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웬만하면 이야기 안 하려고 했는데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증인, 많이 힘들죠?”(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 힘듭니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상대로 직접 증인 신문하며 설전을 벌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9월 검찰의 재수사 이후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재판부에 보여주기 위해 직접 증인신문에 끼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5회 공판기일에서 처음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직접 질문했다. 두 사람은 3월31일 3회 공판기일에서 처음 대면했지만 당시에는 눈도 맞추지 않았다.

이 재판은 이 대표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2021년 말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업 관련자인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여러차례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는지를 다투는 재판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유 전 본부장은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고 김문기 처장과 함께 시장실에 보고하러 간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변호인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본인이 시장실에서 나눈 대화 중 하나를 복기했다. 그는 “1공단 공원화 관련해서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논의한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라고 이 대표를 향해 말했다. 자신이 언급되자 이 대표는 “웬만하면 이야기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이 힘드나”라며 끼어들었고, 유 전 본부장은 “안 힘들다”라며 맞받았다.

이 대표는 “그림을 그려가며 1000억이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을 듣고 (당신이) 남욱에게 얘기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2013년 2월 주민설명회에서 공원조성에 2000억이 필요하다고 (내가) 말했는데 한 달 후 1000억밖에 안 들어간다는 얘기를 했다는 게 논리적으로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 전 대표 증언이 부정확하다는 취지다.

유 전 본부장은 “시장실에서 아이디어를 드렸다. 시장님하고 저하고 그림을 그려가면서 같이 설명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내가 그림 그릴 일은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그림이 뭐였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이 대표는 “이러한 이야기를 나한테 들었다고 말해놓고 검찰에서는 정진상에게 들은 얘기라고 진술하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하며 “이 부분이 판사님께 설명드리고 싶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검찰에서는 ‘전해들은 얘기’라고 했으면서, 직접 들은 것처럼 얘기한다는 뜻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금 생각해보니) 위례 사업과 관련해 김 전 처장과 같이 보고하러 갔는지 명확치 않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 대표는 “명확치 않으면 아니라고 해야지 왜 아까 여러 차례 ‘김문기하고 (보고)했다’고 얘기했나. 답답해서 물어본다”고 말했다. 재판부도 “증언이 왔다갔다하긴 한다”며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지적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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