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기억할게] 이태원 희생자 이야기 ㊱ 이지한
방에는 그날 사준 옷이 걸려 있는데… 엄마는 쌀밥을 볼 때마다 아들 생각이
방에는 그날 사준 옷이 걸려 있는데… 엄마는 쌀밥을 볼 때마다 아들 생각이
일러스트레이션 권민지
이지한씨 사진. 유가족 제공
‘지한’이라는 이름을 얻고 밝힌 꿈
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가 2001년 썼던 일기. 유가족 제공
이지한씨 사진. 유가족 제공
유가족과 연락하고,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하며
지한씨가 출연했던 <문화방송>(MBC) ‘꼭두의 계절' 대본. 유가족 제공
지한씨가 아버지 이종철씨와 함께 찍은 사진. 유가족 제공
몇 번을 더 울고 기절하고 다쳐야 끝이 날까
조미은씨가 지한에게 쓴 편지.
지한아 지한아 우리 지한이… 엄마야.
지한아 엄마 어제 용산 직무실 앞에 누워서 1인시위 했지 뭐야…. 그러려고 간 건 아닌데 그냥 아빠가 1인시위하려고 간다기에 걱정돼서 따라간 거거든. 근데 가는도중에 인도를 경찰 몇십 명이 아빠를 막는 거야. 걸어가는 것도 그들은 두려웠던 걸까? 몸으로도 막더라. 아마 지한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후…. 니 몸이 부서져도 아빠를 보호했겠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네. 그래서 같이 간 유가족 아빠들이 너무나 용감하게 경찰들과 몸싸움하며 아빠를 보호해줬어. 그 장면을 보니 갑자기 가슴이 벅차올랐고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또 다른 용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경찰이 아빠를 막는 틈을 타서 엄마가 경찰들 틈을 타고 비집고 직무실 쪽으로 들어가서 땅바닥에 누워버렸어…. 너무 분해서 너무 원통해서 대통령은 사과하라, 이상민을 파면하라를 외치며 엄마가 지한이를 너무 사랑해서 이러는 거라고 말했어.
지한아. 좋은 일로 네 이름을 불러야 되는데 항상 억울해하면서 네 이름을 불러서 너무 미안해. 진상 규명되고 책임자들 처벌되고 나면 언젠가 기뻐서 지한이 이름 부를 날이 있지 않을까? 그럴 날이 오겠지? 지한아.
내 보물 1호 아들 너를 어찌해야 하니 그렇게 허망하게 엄마 곁을 떠나면 어떻게 해. 엄마 진짜 살 자신이 없다. 지한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2023년 2월1일 지한아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구나. 오늘은 2.18. 토요일이야. 별일 없지? 엄마 2.15일날 오세훈이 시청분향소 철거하러 온다고 해서 우리 유가족들 다 거기 모였었어. 근데 1시 이후라고 했는데 4시까지 별일 없더라구. 그래서 오늘은 안 하려나보다 생각했거든? 근데 4시30분쯤부터 크고 높은 투명막으로 된 거대한 가벽을 경찰이 막 설치하더라구. 엄청 많이 수십 개를 가져와서 도로가를 막고 통로도 봉쇄하기 시작하더라구. 느낌이 아주 쌔하면서 기분이 좋질 않았어. 뭔가 우리를 가두려는 속셈처럼 보였거든. 그래서 우리 엄마들이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그 차벽을 발로 부수고 고리를 풀구 대치했어. 참 힘들더라. 세 군데를 막길래 다 쫓아다니며 부숴버렸어. 용감한 어머니들이 오늘은 많더라…. 오늘도 정부와의 대치로. 엄마지만 여자의 몸으로 훈련받은 남자 경찰.여자 경찰들에 둘러싸여 안간힘을 써야만 하는 엄마들이 참 가엾게 느껴지는 하루였어.
지한아. 꿈에서라도 한번 보자꾸나. 아직도 네가 없다는 게 믿겨지지 않고 내 머릿속은 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는 거 같아.
지한아. 집에 왜 너가 없는 거지? 모든 게 다 그대로인데 왜 너만 없는 거니? 수박을 손으로 쪼개듯이 지금 엄마 가슴을 누군가 수박 쪼개듯 쪼개고 있는 듯하구나. 너무 찢어질 듯이 아파. 아니 내가 아픈 게 뭐 그리 중요하니. 네가 그날 숨 쉬기 힘들어 하늘나라로 갔을 그 고통을 상상하면 그 어느 누구도 용서하고 싶지 않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너무 슬프구나 아들아. ji-honey 내 보물…. -2023년 2월18일
지한아 엄마 어제 용산 직무실 앞에 누워서 1인시위 했지 뭐야…. 그러려고 간 건 아닌데 그냥 아빠가 1인시위하려고 간다기에 걱정돼서 따라간 거거든. 근데 가는도중에 인도를 경찰 몇십 명이 아빠를 막는 거야. 걸어가는 것도 그들은 두려웠던 걸까? 몸으로도 막더라. 아마 지한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후…. 니 몸이 부서져도 아빠를 보호했겠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네. 그래서 같이 간 유가족 아빠들이 너무나 용감하게 경찰들과 몸싸움하며 아빠를 보호해줬어. 그 장면을 보니 갑자기 가슴이 벅차올랐고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또 다른 용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경찰이 아빠를 막는 틈을 타서 엄마가 경찰들 틈을 타고 비집고 직무실 쪽으로 들어가서 땅바닥에 누워버렸어…. 너무 분해서 너무 원통해서 대통령은 사과하라, 이상민을 파면하라를 외치며 엄마가 지한이를 너무 사랑해서 이러는 거라고 말했어.
지한아. 좋은 일로 네 이름을 불러야 되는데 항상 억울해하면서 네 이름을 불러서 너무 미안해. 진상 규명되고 책임자들 처벌되고 나면 언젠가 기뻐서 지한이 이름 부를 날이 있지 않을까? 그럴 날이 오겠지? 지한아.
내 보물 1호 아들 너를 어찌해야 하니 그렇게 허망하게 엄마 곁을 떠나면 어떻게 해. 엄마 진짜 살 자신이 없다. 지한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2023년 2월1일 지한아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구나. 오늘은 2.18. 토요일이야. 별일 없지? 엄마 2.15일날 오세훈이 시청분향소 철거하러 온다고 해서 우리 유가족들 다 거기 모였었어. 근데 1시 이후라고 했는데 4시까지 별일 없더라구. 그래서 오늘은 안 하려나보다 생각했거든? 근데 4시30분쯤부터 크고 높은 투명막으로 된 거대한 가벽을 경찰이 막 설치하더라구. 엄청 많이 수십 개를 가져와서 도로가를 막고 통로도 봉쇄하기 시작하더라구. 느낌이 아주 쌔하면서 기분이 좋질 않았어. 뭔가 우리를 가두려는 속셈처럼 보였거든. 그래서 우리 엄마들이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그 차벽을 발로 부수고 고리를 풀구 대치했어. 참 힘들더라. 세 군데를 막길래 다 쫓아다니며 부숴버렸어. 용감한 어머니들이 오늘은 많더라…. 오늘도 정부와의 대치로. 엄마지만 여자의 몸으로 훈련받은 남자 경찰.여자 경찰들에 둘러싸여 안간힘을 써야만 하는 엄마들이 참 가엾게 느껴지는 하루였어.
지한아. 꿈에서라도 한번 보자꾸나. 아직도 네가 없다는 게 믿겨지지 않고 내 머릿속은 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는 거 같아.
지한아. 집에 왜 너가 없는 거지? 모든 게 다 그대로인데 왜 너만 없는 거니? 수박을 손으로 쪼개듯이 지금 엄마 가슴을 누군가 수박 쪼개듯 쪼개고 있는 듯하구나. 너무 찢어질 듯이 아파. 아니 내가 아픈 게 뭐 그리 중요하니. 네가 그날 숨 쉬기 힘들어 하늘나라로 갔을 그 고통을 상상하면 그 어느 누구도 용서하고 싶지 않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너무 슬프구나 아들아. ji-honey 내 보물…. -2023년 2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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