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재판에서 핵심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 공방이 벌어졌다. 김 전 부원장 쪽은 ‘선택적 기억’ 등을 지적하며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고, 유 전 본부장은 돈이 건네진 상황 자체를 명확히 기억한다며 맞섰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진행된 김 전 부원장의 재판에서는 김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쪽이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반대신문이 이뤄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봄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해달라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요청으로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김만배씨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재판부가 거절당한 시점을 묻자, 유 전 본부장은 “2020년도 4월, 5월 이 정도”라고 답변했다.
이에 재판부는 “2020년 7월16일에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그 전에 경선 자금 이야기를 꺼낼 계제가 아닌 것 같다”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시점은 명확지 않다”라거나 “봄은 좀 지난걸로 기억한다”고 번복했다.
김 전 부원장 쪽 변호인도 “이재명 (당시) 도지사는 대법원 판결만 기다렸는데, 경선 자금 20억원을 그 무렵에 요청한 게 맞느냐”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그때 대법원 판결은 안 났지만 내부적으로 충분히 (대통령 선거에 도전) 할 거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주고받은 날짜를 특정하지 못한다는 점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앞서 재판부도 김 전 부원장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돈을 주고받은 날짜를 선택적으로나마 특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2021년 4월경’, ‘6월 초순경’, ‘6월경’, ‘8월 초순경’ 등 4차례 자금이 전달된 것으로 대략적인 일시만 기재돼 있었다.
김 전 부원장 쪽 변호인이 “증인 기억은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디테일하지만, 날짜는 잘 기억 못 한다”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날짜를 명확히 기억할 이유가 없었고 돈은 제가 열어다 봐서 기억한다”고 답했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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