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 사건 첫 재판에서 검찰이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가 시작된 뒤 김 전 부원장과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정민용 변호사가 공중전화로 연락하며 세 차례 만난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등의 첫 공판에서 김 전 부원장과 정 변호사가 2021년 11월27일과 12월13일, 12월29일 세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당시는 대장동 배임 의혹 사건 수사가 시작돼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등은 구속됐고 정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된 상황이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은 당시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조직관리를 담당하며 바쁜 시기였다. 그가 정민용, 남욱과 관계가 없다면 만날 이유도 여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도 검색 내역과 통화내역을 제시하면서, 정 변호사가 2021년 11월26일부터 자신의 집 1분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를 이용해 김 전 부원장에게 연락했고 실제로 강남의 한 서점과 여의도의 카페 등지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다. 또 증거로 제출된 정 변호사의 휴대전화 일정 메모에 ‘2021년 12월27일. 드론. 강남’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여기서 ‘드론’이 ‘김용’의 ‘용’을 지칭하는 영어단어 ‘드래곤’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부원장 쪽은 이런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김 전 부원장의 변호인은 “2021년 12월에 서점과 카페에서 (정 변호사와) 만난 부분은 인정한다”면서 “김 전 부원장 입장에서는 안 만나줬을 때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불안하기도 하고, 이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수사받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만나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변호사 본인도 불안한 상황이어서 대선 후보의 캠프 핵심 인사인 김용을 만나서 구명 활동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