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목도리 맨 유족들 오열
희생자 79명 이름 부르며 추모 기도
희생자 79명 이름 부르며 추모 기도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린 가운데 한 유가족이 눈물 흘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린 가운데 한 유가족이 눈물 흘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50/566/imgdb/original/2022/1225/20221225501244.jpg)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린 가운데 한 유가족이 눈물 흘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세은아 안녕. 벌써 크리스마스다. 우리 작년에 같이 벽에 크리스마스 장식 꾸며놓고 사진 찍었는데… 기억나? 네가 눈 참 좋아했잖아. 올해는 이렇게 눈 많이 쌓인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우리 지금쯤이면 원래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눈사람 만들고 있어야 하잖아.
독일, 체코,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프랑스. 그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들을 너한테도 언니가 꼭 보여주고 싶었어. 비행기를 무서워했던 너한테 이 세상은 넓고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어. 그런데 이렇게 순식간에 무너져 버릴 줄 몰랐어. 언니는 아직도 너한테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은데…. 삶이 참 덧없고 부질없다. 그치? 네가 올해 들어서 언니한테 계속 ‘머리카락 좀 자르라’고 잔소리했잖아. 그래서 며칠 전에 머리카락 40cm 소아암 환자들한테 기부하기로 했어. 네가 병원에서 너무 아파할 때. 그 기억이 아직도 너무나 생경해서. 오늘도 힘겹게 병과 싸워내는 아이들이 모두 다 너처럼 느껴지더라고. 그래서 네 이름 진세은으로 기부하려고 해. 너 관심받는 거 엄청 부끄러워했지만 이번엔 좋은 일이니까 웃으면서 넘어가자. 몇 달이 지난 요즘은 이제는 많이 아프진 않아? 추운데 옷은 따뜻하게 입고 다녀? 너 좋아하던 미니스커트는 가끔씩만 입어. 그러다 감기 걸리니까. 늘 웃으면서, 행복한 일만 기억하면서, 그렇게 살자. 언니랑 엄마랑 아빠도 조금만 힘들고 조금만 아파할게. 어제도 언니 꿈에 나와줘서 진짜 고마웠어. 계속 기다릴 거니까 심심하면 또 나와서 언니한테 재잘재잘 수다 떨어줘. 사랑해 세은아 아프지 마.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50/563/imgdb/original/2022/1225/20221225501245.jpg)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나눔의집협의회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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