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서울남부지검 제공
검찰이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피고인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카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 형태로 이를 밝혔지만, 재판 도중 도망친 김 전 회장은 43일째 행방이 묘연해 수사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준동)은 이날 김 전 회장의 조카 ㄱ(33)씨를 전자장치 훼손(공용물건손상) 공범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11일 도주 계획을 공유한 김 전 회장을 경기 하남 팔당대교 남단 부근까지 차량에 태워 간 뒤, 김 전 회장이 전자팔찌를 끊고 도망가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법상 친족은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으나,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를 알고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8일 ㄱ씨에게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누나에 대해서도 지난달 28일 범인도피 교사죄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외교부에 여권무효화 조치를 의뢰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연예기획사 관계자 ㄴ(47)씨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연인 ㄷ(45)씨는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지난달 6일 구속 기소됐다. ㄴ씨는 김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피 생활을 하던 2020년 2월 지인 명의로 호텔을 예약해 도피 장소를 제공하고, 이듬해 7월 보석으로 석방된 김 전 회장에게 대포폰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ㄷ씨는 지난 11월 중순 김 전 회장 누나의 연결로 도주 중인 김 전 회장과 통화하면서 측근 수사 상황을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재판은 검찰의 기일 연기 신청으로 내년 1월17일에 열린다.
김 전 회장은 1조6천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꼽힌다. 2020년 4월 체포된 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7월 보석 인용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이 도주한 지난달 11일에는 결심 공판이 예정돼 있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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